[오늘의 경제뉴스] "월급 받고 남는 게 없다"…가계 여윳돈 8분기째 ‘역대 최장’ 감소
[2024년 9월3일 뉴스버스 픽 경제뉴스] 2028년 공공기관 부채 800조 육박…공기업 허리띠 졸라맨다 '영끌 광풍' 8월 가계대출 역대 최대↑…주담대만 8.9조 늘어 김치 수입 7%↑ '역대 최대'…중국산 ‘알몸 김치’ 논란 이전 회복
1. 가계 여윳돈 월 100만원 턱걸이…고물가∙고금리 탓 내수 침체 원인
가계 흑자액이 최근 8개 분기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 흑자액(전국·1인이상·실질)은 월평균 100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1만8,000원(1.7%) 줄었다. 흑자액은 소득에서 의식주 등의 비용과 이자비용·세금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금액이다.
가계 흑자액은 2022년 3분기부터 8개 분기째 줄고 있다. 2006년 1인 가구를 포함해 가계동향이 공표된 뒤로 역대 최장기간 감소다. 고물가로 실질소득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 최근 2년 중 4개 분기 동안 가구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줄었다. 감소 폭도 작게는 1.0%에서 많게는 3.9%에 달했다. 나머지 4개 분기 실질소득은 늘었지만 증가 폭은 모두 0%대에 그쳤다.
고금리로 늘어난 이자비용도 흑자액이 줄어든 원인으로 보인다. 이자비용은 2022년 3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2022년 2분기 8만6,000원에서 올해 1분기 12만1,000원까지 치솟았다.
쪼그라든 가계 여윳돈은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재화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2022년 2분기 이후 9개 분기 연속 감소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1년 전보다 2.1% 줄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내수가 '회복 조짐'을 보인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 반도체 기업이 아닌 나머지 산업은 임금이 늘 이유가 없다”며 “고금리로 이자 상환 부담도 늘면서 가계 흑자율이 감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2. 올해 공공기관 부채 규모 702조 전망…전년比 38조 증가
정부가 공공기관이 가진 땅을 팔고 예정한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등 대규모 ‘재정 다이어트’에 들어간다. 2028년 공공기관 부채가 8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2일 국회에 제출한 ‘2024~2028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한국가스공사·한국수력원자력·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35개 중장기 재무관리 대상 공공기관의 자산이 2028년 1,212조4,0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전망치(1,040조6,000억원)보다 171조9,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35개 공공기관의 2028년 부채 규모는 795조1,000억원으로, 올해 전망치(701조9,000억원)보다 93조1,000억원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전 127조원(부채비율 363.7%), LH 226조9,000억원(232.2%) 등 대형 공공기관이 상당수 부채를 점한다.
전문가들은 전기요금 인상을 미루는 등 정부의 선심성 정책 사업에 공공기관을 동원하는 바람에 부채가 크게 늘었다고 본다. 공공기관 부채는 결국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부담인 만큼 경영 합리화로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문이다.
기재부는 사업 수익성이 악화하거나 재무구조가 취약한 한전과 발전 5사, 한수원, 지역난방공사, LH, 가스공사, 석유공사, 석탄공사, 코레일 등 14개 재무 위험기관의 부채 규모를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7조3,000억원 줄인다고 발표했다. 부채 감축 목표를 지난해 목표치(42조2,000억원)보다 15조1,000억원 늘렸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 매각(9조1,000억원): 코레일 용산 역세권 부지 매각, LH 여의도 63빌딩 인근 미활용 부지 매각 ▲사업 조정(19조3,000억원): 한수원 태양광 발전시설 건설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 조정, LH 공공주택 민간건설사 참여 확대 ▲경영 효율화(11조9,000억원): 한전 석탄발전상한제 한시적 완화, 가스공사 동절기 수요감축 프로그램 운영 ▲수익 확대(6조2,000억원): 가스공사 해외 자원개발 사업 투자비 회수 등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3. 2단계 스트레스 DSR 앞두고 '막차타기' 수요…신용대출도 늘어
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이 9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역대 최대 기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총 568조6,616억원으로 7월 말에 비해 8조9,115억원 증가했다. 역대 최대 증가폭이던 7월 증가액 7조5,975억원을 한 달 만에 넘어선 것이다.
신용대출 잔액도 103조4,562억원으로 전월 대비 8,495억원 늘었다. 신용대출은 주택구입자금 대출자가 가용자원을 최대한 끌어모을 때 주담대와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신용대출 증가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신호로 여겨진다.
주담대와 신용대출이 함께 증가하면서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총 9조6,259억원 늘어난 725조3,642억원으로, 역시 월간 최대 증가액을 기록했다.
이달부터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되면서 '막차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9일까지 전월 말 대비 주담대, 가계대출 증가액은 각각 7조3,234억원, 8조3,234억원으로, 이틀간 전체 증가액의 17.8%(1조5,881억원)와 13.5%(1조3,025억원)가 몰린 셈이다.
4. 배추가격 고공행진 영향…수입 김치가 전체 소비량의 약 14%
올해 김치 수입이 작년보다 7% 가까이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고물가 속에 여름철 배추 가격까지 치솟으면서 김치 수입이 늘어난 것이다. 한국이 수입하는 김치는 거의 전량이 국산보다 40% 정도 저렴한 중국산이다.
2일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김치 수입 금액은 9,847만달러(약 1,3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했다. 이는 1∼7월 기준 김치 수입액이 역대 가장 많았던 2022년의 9,649만달러를 뛰어넘는 금액이다. 2022년 한해 김치 수입액은 1억6,940만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올해 7월까지 김치 수입 중량은 17만3,329t(톤)으로 작년 동기보다 6.0% 늘었다. 이 역시 2019년 같은 기간(17만2,689t)보다 많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수입 김치는 가정보다 외식이나 급식에 주로 사용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물가가 올라 식당에서 수입 김치로 바꾼 영향도 있을 것이고 여름철 배추 수급이 안 좋다 보니 수입 김치로 돌린 영향도 있지 않나 추정한다”면서 “중국산 김치 수입이 '알몸 김치' 이전으로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비위생적으로 배추를 절이는 이른바 '알몸 김치' 동영상이 공개된 2021년 한국의 김치 수입액은 1억4,074만달러로 전년(1억5,243만달러)보다 7.7% 감소했다가 2022년부터 다시 늘어나 2년 연속 1억6,000만달러를 웃돌았다. 김치 수입량은 2022년 기준 전체 소비량의 약 14% 수준이다.
7월 배추 상품 평균 가격은 10㎏당 1만2,471원으로 평년보다 11% 높았으며 특히 폭염으로 생산이 부진했던 지난달에는 2만원을 웃돌아 평년보다 30%가량 비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