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상륙 이준석 바람, 초목 말라 죽일까? 단비 몰고 올까?

2021-06-16     이상휘 칼럼니스트

7월 동풍이 벼를 말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뉴스1)

고려사에는 “간풍이 불어 백곡과 초목이 말라 죽었고,지렁이가  길 가운데 나와 죽었다”고 기록되었다

높새바람이다
특정지역에서만 부는 바람이다
가장 대표적인 국지풍이다

이 바람이 불면 영서지방의 초목이 말라 죽었다고 한다
늦은 봄에서 초여름까지 발생한다

지역마다 달랐다
영동지역 사람들은 반가운 바람이다
바다를 건너온 이 바람이 비를 쉽게 내려 줘서다 
곡식과 식물이 잘 자라기 때문이다

태백산맥을 넘어가면 상황은 다르다
영서지방 사람들은 높새바람이 무섭다
대신 서풍이 불어 주기만 기원했다

바람이 불고있다

심상치 않다
여의도는 숨죽이고 있다

이준석 현상 때문이다
36세,미혼,국회의원 0선의 경력이다
당당하게 103석의  국민의힘 당대표가 됐다
제1야당을 이끄는 국정의 한 축이 된 것이다

1948년 제헌이후 처음이다
2000년대를 넘어서면서 각 정당의 지도체제는 바뀌었다
집단도체제의 형태가 된 것이다
3김으로 표현되는 보스정치 시대가 사라졌다. 

시대적 흐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6세의 당 대표는 파격이다

정치권은 분석이 분분하다

어느 쪽은 높새바람이고,
어느 쪽은 비를 내려주는 고마운 훈풍이다


민주당에 부는 이준석 풍, 높새냐 훈풍이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우선 민주당이다

착잡하다
아직 바람은 산을 넘어오지 않았다
그 바람의 세기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렵다

처마를 흔들고 서까래를 엎을 정도일지,
아니면 산을 넘어오지 못할지,
넘더라도 힘에 부쳐 나뭇잎 한 장도 흔들지 못하는 미풍으로 끝날지,
지켜 볼 뿐이다

당장은 송영길 대표와 이준석 대표가 마주 앉은 그림이 고민이다
막내아들 뻘이다

협상 테이블의 장면이 화제가 될 수밖에 없다
새파란 젊은 대표에게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하다
송 대표가 더 젊게 보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정치는 보여지는 것이다
젊은 모습은 가능성과 희망이다

정치권의 변화와 개혁의 방향성이 그렇다
참신성을 찾아 가는게 대부분이었다
사람이든,정책이든 그랬다

대중들은 그 변화의 모습에 지지를 보낸다

송영길 대표와 이준석 대표의 마주 앉은 모습을 보는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십중팔구 재미있어 할 것이다
격세지감을 이야기 하고,
변화를 말할 것이다

예상컨대,
민주당은 변화의 대상으로 볼 가능성이 크다

이준석 대표의 협상력에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정치는 보여지는 것에 더 민감하다

새로운 것과 낡은 것에 대한 상징이다
그것으로 대중은 반응하고 판단한다

양념으로 말하자면,
이해찬 전 대표가 그 자리에 없는게 다행이다

두 번째,

당 대표를 젊게 만들 수는 없다
결국 당 내부를 역동성있게 만들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민주당은 과체중이다
180석이라는 의석도 이제는 부담이다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하고 싶은 대로 했다

의회 민주주의와 대의정치를 철저하게 이용했다
다수결의 위력을 여과없이 보여주었다

배는 부르지만 소화가 안된다
국정에 힘을 실어달라며 양껏 드셨다
비판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야당은 발목을 잡는다며 걷어찼다

소통과 협상,
그리고 상식적인 의회민주주의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역사적 사건들을 남겼다

정치는 실종되고 국민들은 외면했다

더구나 
당 내부를 일사분란하게 만들었다
내각제가 아님에도 당론은 절대적이었다

반대하고 비판하는 의원은 응징했다
이른바 친문세력들의 문자공격은 공포였다

당연히 옳은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나마 용기있게 비판한 몇몇 의원들은 비토되거나
탈당했다
이런 민주당을 보고 한편에선 또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의욕적이다
추진력이 놀랍다
국정을 책임지는 모습이다 등등

꼭 그렇게만 평가하고 있을까 싶다
독재에 항거하고 민주를 외치던 사람들이 모여있는 정당이다

역설적인 모습이다

역동성이란
비판과 토론이 왕성해야 한다

당이 젊음을 표현하는 기본적 가치다
비판을 문제시하고 적대시하는 건 군주적 행태다

고루한 당 체제를 일대혁신하지 않고는 
낡은 꼰대정당이 될 수 있다

과연,
친문세력 득세하는 민주당이 
민주적인 모습으로 달라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는 다이어트가 그것이다

마지막,
내년은 대통령 선거다

각 후보 진영의 각축전이 치열하다

당 내부도 보이지 않는 내전을 치러야 한다

문제는 중도세력이다
대선의 결정적인 방향타다

이준석 야당대표의 탄생은 변화를 단적으로 상징한다
극단의 정치가 아닌 확장성을 담보하고 있다

중도를 내편으로 만들지 못하면 필패다

표심을 잡을 수 있는 성공한 정책은 꼽기 힘들다
민주당은 집권당이다

소득주도 정책, 일자리 정책, 부동산 정책, 대북정책...등등

뭐 하나 내세울 게 없다

“못살겠다 갈아보자”
고전적인 정치슬로건이 먹혀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젊은 이준석 야당 대표의 탄생이 그런 고민을 더 심각하게
만드는 이유다 

여기에 당을 포위하는 친문진영과의 대립도 걱정이다
중도 확장성에 최대 걸림돌이 된다

극복을 위해서는 치열한 내전을 감내해야 한다
결과도 예측하기 어렵다

이래저래 민주당의 고민은 깊다

180석의 거대의석,
국정 이니셔티브를 쥔 집권당의 위력만 믿고 그대로 안주 할 것인가
아니면 육참골단을 통한 처절한 변화를 할 것인가

중요한 기로에 있다
높새바람이 될지,
가뭄에 단비를 내려주는 고마운 바람이 될지가 말이다


시험대에 선 국민의힘, 개혁의 길과 저항의 길

국민의힘 새 지도부, 현충원 참배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신임 최고위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 힘도 고민이 깊다

현재까지는 괜찮아 보인다
이준석 당 대표의 당선이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친박과 비박의 갈등, 그리고 탄핵무효를 외치는
친박 진영의 위세 등등,

당의 존립까지도 위태로웠다

새로운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빛깔이 고운 빨간 사과다
그러나 맛도 있을 거라는 예단은 금물이다

첫째,
국민의 힘은 사상 초유의 시험대에 올랐다

36세,국회의원 0선의 젊은 당 대표가 등장했다
능력에 대한 문제다

본인의 능력과 전문성을 말하는게 아니다

당 내부에서 얼마나 협조해 줄지,
또 얼마나 당 대표를 인정해 줄지,

그것이 관건이다

만일의 경우
이준석 당 대표의 위상이 흔들리거나,
지도력에 문제가 생긴다면 심각해 진다

국민들의 시선이 예전보다 더 냉혹해질 수 있다
특히 중도 진영의 급속하게 민주당으로 쏠릴 있다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국민들이다
참신한 당 대표의 등장에 모처럼 뭔가를 기대하고 있다

가치가 흔들리면 이익으로 간다

“그러면 그렇지...”라는 평가가 나온다면
집권당에 오히려 힘을 실어 주는 현상이 나오게 된다

이와 함께 정치에 실망하는 패닉 현상이 나타난다

중도가 이탈하고, 이준석 대표의 등장을 곱게 보지 않는 일부 세력의 이탈도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진영간 대결이 치열해진다
민주당이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 번째,

대선을 앞둔 당 내부의 혼란이다
우선, 당 출신 대선후보들은 아직은 약체다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정도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현재까지는 내년 서울시장 당선이 목표다

당 외부는 다양하다
윤석렬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그리고 아직은 합당이 미지수이나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 등이다

최재형 감사원장의 출마가능성도 높다
물론, 국민의 힘 후보가 되느냐는 두고볼 일이다

문제는 윤석렬 전 총장과 홍준표 의원, 안철수 대표 등이 입당할 경우다
여기에 유승민 전 의원도 만만치 않다

일종의 세력 분점이 치열하게 전개된다는 것이다
이준석 당 대표가 적절하게 조율하면 될 일이지만,
정치가 그렇게 쉽지 않다.

더구나 이 대표는 유승민 사람이라는 시선도 많다

특히 젊은 당 대표에 뉴스가 쏠리는 현상은 후보들에게는 달갑지 않다
뉴스와 시선을 돌리기 위한 과감한 시도들을 하게 된다

알다시피 뉴스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행보가 효과적이다
하물며 대선후보다

공격적 성향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후보간 과도한 접전은 국민을 피곤하게 만들 수 있다 

왜냐면, 국민의 힘은 내부 정쟁에 대한 부채가 많기 때문이다
국민들로부터 외면받은 중요한 요인이었다

민주당의 입장과는 다른 한계다
토론과 비판이 아니라 헤게모니 투쟁으로 보여진다

또한 이준석 당 대표는 분명 정치인이다
정치적 기회가 분명하다

동시에 잘 못될 경우 정치적 생명이 위태로워 진다

보고 있기도 그렇고, 가만히 있기도 그렇다는 말이다

자칫 당 내부가 대선을 앞두고 춘추전국시대를 맞을 수 있다

시장에서 모두가 물건을 사는건 아니다
물건을 보고 판단한다

국민의 힘은 이준석 출현으로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재고품만 내놓는다면 그 시장에 두 번 다시는
가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진들의 담합이다

이준석 당 대표는 세대교체의 신호가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교체 대상이 됐다
불쾌하다

검찰총장보다 기수가 높은 사람들이 퇴진하는 현상이 연상된다

국회의원은 나이가 중요한게 아니다
경험과 경륜이 더욱 필요한게 의정활동이다

착각하는게 있다면 그것이다
변화와 개혁, 그리고 역동성을 나이로만 본다면 위험하다

그런 의미에서 중진들의 억울함이 있다
이준석 당대표의 등장은 그런 상징성으로 해석해야 한다

어쩼든 중진들은 담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차기 총선에서 공천을 받아야 한다

이 상황이 이어진다면 교체대상이 자명하다
좀 더 두고 볼 일이지만, 환경을 바꾸는 시도가 있을 것이다

담합의 기본은 절대가치에 대한 방어이며 도전이다

집권당인 민주당,
그리고 제1야당인 국민의 힘,

지금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이 어느 쪽을 도태시키는 바람이 될지
짐작할 수 없다

다만, 바람에 순응하고 받아들인다면,
초목을 말라 죽이는 높새가 아니라 
마른 땅을 풍요롭게 하는 고마운 바람이 될 것이다

이상휘는 경제신문 기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냈다.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인터넷 매체 <데일리안> 대표, 위덕대 부총장을 맡았다. 현재 세명대 교양교수이기도 한 그는 합리적 보수 시각에서 시사평론가 방송진행자로 활동 중이다. 충북 진천에서 직접 지은 ‘이월서가’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