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 尹 '석유 발표' 미리 알았나?…2주전 "한국도 산유국" 언급

尹, 국정브리핑서 "석유 140억 배럴 매장" 갑툭튀 발표 尹 발표 2주전, 천공 "우리도 산유국 될 수 있다" '영일만 석유' 박정희 때 발표했다 취소...경제성 없어 민주당 "매장량 확인 7~10년 걸려...국면전환용"

2024-06-03     김태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포항 영일만에 석유·가스전 매장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산업통상자원부에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에 대한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고 3일 공식적으로 직접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윤 대통령의 발표 2주 가량 전 윤 대통령 부부의 멘토이자 역술인인 천공(본명 이천공)이 "우리도 산유국이 될 수 있다"고 발언하는 영상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정 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 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국민 여러분들께 이 사실을 보고드리자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인 2023년 2월 동해 가스전 주변에 더 많은 석유 가스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하에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 평가 전문기업인에 물리탐사 심층 분석 맡겼다"며 "최근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심해 광구로는 금세기 최대 석유 개발 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배럴보다도 더 많은 탐사 자원량이라고 할 수 있다"며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하는데 한 개 당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들고, 세계 최고의 에너지 개발 기업들도 벌써부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앞서 1976년 박정희 전 대통령 당시에도 영일만에서 석유가 발견됐다고 직접 발표했지만 1년 만에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됐던 사례가 있어, 윤 대통령의 석유 시추 추진 발표가 국면 전환용 카드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석유·가스 매장량이나 사업성을 확인하기도 전에 대통령이 매장 추정치를 발표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며 "지지율 하락세를 전환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현재까지 진행된 물리 탐사만으로는 정확한 매장량을 추정할 수 없고, 상업성을 확보한 '확인 매장량'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려면 일반적으로 첫 탐사부터 생산까지 약 7∼10년이 소요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 부부의 멘토 논란이 일었던 역술인 천공의 유튜브 영상도 도마에 올랐다. 윤 대통령의 발언보다 2주 가량 앞선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정법시대'에서 천공은 "우리도 산유국이 안 될 것 같냐. 우리도 산유국이 된다"고 언급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1월 14일 수원에서 진행된 강의 내용으로, 약 4개월여가 지난 이후에 올라온 영상이다.

이전에도 천공이 강의에서 한 발언이 공교롭게 윤 대통령의 행보와 겹치는 경우들이 있었다. 

천공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해외순방 일정이 발표된 지 3일 뒤인 지난 2022년 9월 15일에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조문을 가면 악한 기운이 묻어올 수 있다"는 강의 내용을 공개했는데, 윤 대통령 부부는 실제로 2시간 '지각 출발' 하면서 엘리자베스 여왕 참배 일정은 취소한 채 곧장 찰스 3세 국왕 주최 리셉션에만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