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정 받은 전직 대통령 회고록 버렸는데, 디올백은 보관?

김건희, 전직 대통령 부인과 사진만 찍고 증정 '회고록'은 버려 '디올백 전달' 최재영 목사에게서 받은 책 분리수거장에서 발견

2024-05-09     김태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 취임직후 김건희 여사가 전두환씨의 부인 이순자씨를 예방했을 때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전두환 회고록'에 적힌 이씨의 친필 글귀 내용. (사진=mbc캡처)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사저이고 서울 한남동 관저로 옮기기 전까지 거주지였던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지하 분리수거장에서 윤 대통령측이 직접 증정 받은 것으로 보이는 김영삼‧전두환 등 전직 대통령의 회고록이 분리수거장에 버려진 채 발견된 것으로 보도됐다.

8일 저녁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지하 분리수거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 소유로 추정되는 책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아크로비스타의 한 입주민이 이같은 책들을 분리수거장에서 발견하고 보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MBC 보도에 따르면 이들 책 가운데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직인이 찍힌 회고록과 전두환 씨의 부인 이순자 씨가 직접 윤 대통령에게 친필로 쓴 글귀가 적힌 회고록 등이 포함돼 있다.

분리수거장에 나온 전두환 회고록에는 이순자씨가 쓴 "구국의 영웅으로 등판하신 윤석열 대통령님께 남편을 대신해 이 책을 올린다. 항상 건승하기를 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씨가 친필로 적어 전두환 회고록을 준 날짜는 2022년 6월 16일인데, 이 날은 윤 대통령 취임 직후 김건희 여사가 이순자 씨를 예방한 날이다. 당시 배석했던 전두환 씨 측 민정기 전 비서관은 MBC에 “김 여사에게 준 게 맞다"고 확인했다. 

김 여사는 당시 이씨 예방후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씨도 예방했다. MBC보도에 따르면 이때 김영삼 전 대통령의 회고록을 선물로 받았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김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씨는 "후보 시절 윤 대통령을 만나 아버지 회고록을 선물한 적이 있다"며 직인은 "유력 인사나 귀빈들 선물용에만 찍는다"고 했다. 

또 김 여사에게 ‘디올백’을 선물하고 이를 손목시계로 몰래 촬영해 보도했던 재미 통일운동가인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전달한 책도 발견됐다. 최 목사는 디올백 뿐만아니라 듀어스 27년산 위스키 1병 등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 목사는 “이때 함께 <전태일 실록 1, 2>에 <북녘의 종교를 찾아가다>, <평양에선 누구나 미식가가 된다> 등 모두 4권의 책도 전달했다”는 취지로 밝힌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발견된 책 들 가운데는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영수회담 과정에서  윤 대통령 측 '비선‘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함성득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장의 저서 <대통령 당선자의 성공과 실패>도 있었다.

MBC는 “아크로비스타의 한 입주민이 불리수거장에서 전직 대통령 회고록 등 이들 책들을 발견해 보관해 왔다”고 보도했다.

디올백 수수 등이 보도된 뒤 대통령실은 “대통령기록물로 보관 중이다”고 밝힌 바 있는데, 최 목사가 선물한 책들이 분리수거장에 발견됨으로써 ‘디올백’이 실제 보관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혹도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