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출국 하루 전 이종섭 '출국용' 소환 조사
공수처, 올해 1월 이종섭 출국금지...해제 여부 확인 안돼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8일 호주로 출국할 예정인 가운데, 공수처는 출국 하루 전 이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공수처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는 7일 이 전 장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발생한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사망한 채모 상병 사망 사건 관련자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해병대 조사단의 조사 보고서를 승인하고도, 이를 번복한 뒤 '사건이 경찰에 이첩되는 것을 보류 하라'며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입건된 지 두달여가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은 이 전 장관을 주호주 대사로 임명했고, 외교부는 이 전 장관에게 외교관 여권을 발급했다. 이 전 장관은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로 출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올해 1월 이 전 장관을 포함해 국방부 및 군 관계자 6명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사 임명 당시 출국금지가 해제된 상태였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종섭 전 장관 인사검증 당시 출국금지 여부를 인지하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인사 검증은 외교부 소관 사항이 아니다”며 “유관 부서(부처)에 문의해달라”고 답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출국 금지든 뭐든 간에 공수처 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일절 알 수 있는 바가 없다"고 말했고, 공수처 관계자는 "출국금지와 관련해선 법무부가 결정 기관이니 법무부에 문의 부탁드린다"고 법무부로 미뤘다.
법무부 관계자는 "특정인에 대한 출국금지 여부는 원래 확인을 안 해 준다"며 "(대통령실이 출국금지 여부 확인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대통령실에 물어보라"고 말했다.
공수처가 이 전 장관을 소환한 것은 수사에 착수한 지 6개월 만인 이날이 처음이다. 다만 이 전 장관이 출국하고 난 이후 수사 여부에 대해 공수처 관계자는 "향후 수사는 수사팀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답변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 전 장관 출국금지를) 알고도 (국외에) 내보내는 것은 (이 전 장관이) 해병대 장병 수사 외압 몸통임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이 전 장관 호주 대사 임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