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속가능 내수경제 그랜드제네레이션 손에 달렸다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그랜드제네레이션 주목해야 그랜드제너레이션(GG) 소비혁명은 새로운 성장 동력 건강·장수, 라이프디자인, 돌봄 비지니스 부상 예상
2025년 내년 한국은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20% 를 넘는 초고령 사회(Super- Aged Society)가 된다. 한국이 모나코, 일본, 이태리, 프랑스, 독일 등과 함께 전세계에서 가장 노인 비율이 높은 국가가 되는 것을 말한다. 지속적인 수명 연장과 함께 최근 가속화한 저출생 현상이 큰 영향을 미쳤다.
초고령 사회 진입은 전세계적인 추세이다. 일본과는 정확히 20년 격차를 두고 뒤쫓아가고 있다. 문제는 한국의 경우 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서 사회 충격이 세계적으로도 가장 클 것이란 점이다. 2020년부터 총인구도 감소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인구 구조상 저주 받은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초고령 사회는 국가적 재난이다. 인구 감소는 기본적으로 내수 소비 시장의 성장과 활력을 저해하고 엄청난 정치, 경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킬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블루오션이 ‘그랜드 제너레이션’이다. '숨겨진 소비자- 그랜드 제너레이션'을 재발견하여 이들의 소비 혁명을 통하여 한국의 새로운 성장엔진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GG 라고 불리는 ‘그랜드 제너레이션’ (Grand Generation )은 50세 정년 이후 제2, 제3의 인생을 활기차게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로 정의한다.
기존의 ‘액티브 시니어’나 ‘실버’와 같은 명칭을 대체하는 새로운 개념으로 일본의 유명 방송 작가 코야마 쿤토가 만든 신조어이다. 일본 대표 유통 기업 이온그룹이 2012년 9월 경로의 날을 GG데이(Day) 로 부르면서 일반인들에게도 확산됐다. ‘그랜드’는 엄청나게 크고 위대하다는 뜻이다. 한국의 경우 기초연금 수령을 시작한 1차 베이비 부머들과 1970년생을 중심으로하는 2차 베이비 부머들을 포함하여 현재 만 50~74세 25년간 출생한 코호트 (1950~1974년 출생자)를 “K- 그랜드 제너레이션’으로 정의할 수 있다. 50세는 1차 은퇴 연령이며 74세는 한국인 평균 건강 기대수명이다. 우리가 K-그랜드 제너레이션을 주목해야 하는 세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재 매년 인구 수가 급증하는 블루오션이다. 이들은 현재 약 1,800만명에 달하고 있다. 향후 5년간 그 수가 매해 80만명씩 증가하여 3년후 2,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K -그랜드 제너레이션은 2030년까지 그 수가 증가하여 피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이들의 잠재적 구매력이 막강하다. K -그랜드 제너레이션은 한국 역사상 가장 운이 좋은 세대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역사상 가장 많은 자산을 구축한 소비자들이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과 현금은 비교 세대들중에서 가장 많다. 현재 시중 은행 PB 고객중 그랜드 제너레이션의 비중이 70% 이상인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한국의 GG 는 출생년도가 금수저인 셈이다.
셋째, 이들은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체력과 재력을 동시에 가진 시니어들이다. 인생 전반의 가치관과 죽음에 대한 태도가 이전 세대와 완전히 다르다. 자식에게 모든 것을 증여, 상속했던 이전 세대와는 다르게 이들은 자신의 인생을 즐기려는 최강 노인들이다. 100세 시대가 본격화하고 ‘영원한 현역’을 외치며, 70대 이후에도 여전히 일하려는 의지가 있는 최초의 한국인으로 평가할 수 있다.
결국 향후 10년간 한국 내수 경제는 K-그랜드 제너레이션의 생존과 활동성 그리고 소비의지에 크게 의존한다고 말 할 수 있다. 그랜드 제네레이션 소비 혁명을 불러올 4개의 핵심 경제를 간략히 살펴보자.
첫째 Sleep(수면) 경제이다. 슬립+ 이코노미의 합성어 Sleeponomics (슬리포노믹스) 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로 수면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특히 시니어 건강의 큰 부분을 책임지는 건 수면의 질이다. 수면을 최적화하는 공간과 인테리어 사업은 물론 최근 IT 업계는 수면의 질을 측정하고 개선하는 슬립테크 기술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7시간 꿀잠을 추구하는 꿈의 비즈니스가 향후 더욱 활성화할 것이다.
둘째 Stress (스트레스) 관련 경제이다. 소위 ‘Stressconomy’(스트레스코노미) 라고 명명할 수 있다. 한국 그랜드제네레이션은 본격적으로 워라벨(WLB) 을 추구하고 있다. 이들의 스트레스를 낮추는 산업이 급성장 할 것이다. 이를 워라벨 관련 산업이라고 한다. 워라벨은 ‘일’과 ‘삶’의 균형이다. 삶은 ‘가족’과 ‘레저’로 양분된다. 결국 일-가족-레저등 3분야 균형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맞춤 여행과 장기체류 지원사업, 차박과 캠핑, 명상센터와 크루즈 산업등이 지속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Sugar (슈거) 관련 경제이다. 슈거 관련 산업은 장수와 건강을 위한 식품 및 치료산업을 말한다. 완전한 채식을 의미하는 비건 시장도 지속성장 중이다. 비건 레스토랑, 비건 빵, 비건 화장품 등 친환경 트렌드와 융합하여 저염식과 저탄고지 식단등 관련 식품산업이 그랜드 제네레이션 소비자들과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넷째, Support (지원) 관련 경제이다. 시니어 활력을 제고시키기 위한 각종 보충제와 건강기능식품 사업은 물론 ‘외로움’ 과 같은 감성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는 각종 사업과 비즈니스를 말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간이 소외되고 세대간 갈등 등으로 대가족 제도가 빠르게 해체되고 있다. MIT 과학사회학자인 세리 터클은 'Alone Together(외로워지는 사람들)' 이라는 책에서 인류가 외로운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논한다. 데이트앱, 호스트 파티서비스, 심리 치료 서비스, 상담 관리, 가사 도우미 등 외로움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하는 비즈니스가 향후 고성장할 것이 확실하다. 더불어 고령자 친화 주택 및 거주 공간과 관련한 시니어 주택 비즈니스도 서포트 이코노미를 구성하는 큰 축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국 소비경제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들 4개 핵심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한국 소비시장 마지막 블루오션인 한국의 그랜드제네레이션을 활성 소비자로 전환시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서용구는 브랜드와 유통분야 마케팅 전문가다. BMW오토바이를 즐기는 자유로운 영혼이지만 지금까지 10여 권의 책과 40여 권의 논문을 저술했다. 서울대 경영대학과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한국인 최초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땄다. 국가브랜드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고, 현대 기아차 삼성전자 SKT CJ 등에서 마케팅 분야 자문과 강의 활동을 했다. 2000년부터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세계한류학회 부회장과 한국상품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