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빠진 본회의서 이정섭·손준성 검사 탄핵안 통과

이동관 기습 사퇴…尹 사표수리로 탄핵안 자동 철회 용혜인 "이동관, 탄핵될 것으로 판단해 도망간 것"

2023-12-01     김태현 기자
1일 국회 본회의장에 국민의힘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있는 가운데 손준성, 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 투표 개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발사주'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와 처남 마약 수사 무마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직무대리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날 탄핵안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야당 의원 180명만 참석한 채로 진행됐다. 손 검사에 대해서는 재적 180석 중 찬성 175표, 반대 2표, 기권 1표, 무효 2표, 이 검사에 대해서는 찬성 174표, 반대 3표, 기권 1표, 무효 2표가 나왔다.

손 검사는 지난 2020년 4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당시 검찰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수사정보정책관으로 근무하면서,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비판적인 언론인과 정치인들을 고발해달라는 고발장을 김웅 국민의힘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전달해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손 검사에 대한 재판은 내년 1월 선고만 남겨둔 상태다. 결과에 따라서는 단순히 손 검사 개인의 범죄가 아닌 검찰이 '총선에 개입'했다는 사건으로 비화해 윤 대통령과 한 장관에 대한 책임론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이정섭 검사는 처가가 운영하는 골프장과 처가 쪽 자택에서 근무하는 일반인들 범죄 기록 무단 조회, 위장전입, 처남 마약 투약 수사 무마 등의 의혹을 받는다.

앞서 지난달 9일 탄핵안이 보고됐을 때는 이 검사의 처남 마약 사건 관련 의혹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번 탄핵안에는 포함됐다.

이 검사는 현재 수사와 감찰을 받고 있고, 지난 20일부로 대전고검 검사 직무대리로 발령나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쌍방울그룹 불법 대숙송금 의혹' 사건 등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이날 탄핵안이 통과되면서 손 검사와 이 검사의 직무는 곧바로 정지됐다. 손 검사와 이 검사는 헌재가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하면 즉시 직무에 복귀하지만, 탄핵을 결정하면 면직된다.

당초 이날 본회의에서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안도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이 위원장이 오전 기습적으로 사의를 표명하고, 윤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하면서 탄핵안은 자동 철회됐다.

이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한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오직 국가와 인사권자인 대통령을 위한 충정"이라며 사의 표명 이유를 밝혔다. 그는 "지금 거대 야당이 국회서 추진 중인 나에 대한 탄핵소추가 이뤄질 경우, 그 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 몇 개월이 걸릴지 알 수 없다"며 "그동안 방통위가 사실상 식물 상태가 되고 탄핵을 둘러싼 여야 공방 과정에서 국회가 전면 마비되는 상황은 내가 희생하더라도 피하는 게 보직자의 도리일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 위원장의 사의 표명과 윤 대통령의 사표 처리를 두고 사실상 탄핵을 당할 것을 예상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는 이날 JTBC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저는 탄핵을 당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도망간 것으로 생각한다"며 "최소한 지금 막무가내로 펼쳐지고 있는 것들에 일정 부분 한번 브레이크를 걸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버스 김태현 기자 / taehyun1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