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대상을 '걸레' '쓰레기'로 지칭한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국회의원·감사 대상자 등에 대해 원색적 표현 '월성원전' 감사팀 전달 문건에는 'b쓰레기, m걸레' 표현 유병호, '공감 노트'에 무협소설 용어 써가며 직원 교육 김도읍 법사위원장 "작성 경위 이유 서면으로 제출하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대(對) 국회 대응, 언론 관계 등과 관련한 내용을 작성해 직원들에게 배포한 '공감 노트'가 국정감사장에서 공개됐다.
이 문건에는 여성 국회의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자료요청한 것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한 것을 비롯해 우호적인 언론과 비판적인 언론을 감사원 직원들이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등의 내용들이 담겼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감사원 등 종합국정감사에서 감사원 내부 직원들에게 유 사무총장이 공유한 1,700매 이상의 문건 중 일부가 공개됐다.
2020년 7월 16일자로 '주요 공감 및 논의사항, 추가버전'이라는 제목으로 배포된 문건에는 "감사원의 권위와 감사의 질에 자긍심과 믿음을 가지고 외부에 당당하게 그런 잡소리하지 마라고 대처하는 게 인간의 도리임둥둥둥. 여의도 사람들의 온갖 질의에 대비한답시고...답하려고 하는 자체가 아군 노략질임둥둥둥"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8월 28일 공감노트 문건에서는 "강건너 어떤 ㅇㅈㅁ까지 ㅈㄹㅂㄱ해서리..."라는 내용이 담겼는데, 김 의원은 "강 건너 마을이라는 표현이 문건에 자주 등장하는데 여의도를 뜻하는 것이냐"며 "ㅇㅈㅁ는 아주머니를 비하하는 표현하는 것 같다. 여성 의원들을 표현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9월 28일 전달된 문건은 월성원전을 감사하던 팀에게만 전달된 것으로 보이는데, 해당 문건에는 앞서 다른 문건에서 '전원 공유'라는 내용이 기재된 것과 달리 '월성팀만'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문건에서는 "허위주장 대비표는, b쓰레기, M걸레 허위진술에 대한 쌈박한 대비표는 오늘 오전 중 배포를 끝내야...", "m걸레가 자필로 쓴 것을 우리가 타이핑해주었는데, 자필은?", "m걸레 관련 표현 중 '어쩔 수 없이' 문구를 확인하고 수정할 게 있으면 수정하소...'라는 내용이 담겼다.
김 의원은 "b쓰레기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M걸레는 산자부 문모 국장으로 보인다. 아무리 밉다 해도 공직자들에게 배포한 문건에서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어 "감사원 역할은 행정운영의 개선인데 신용문객잔의 주방장처럼 감사하라니, 그 영화는 30년 전 홍콩영화인데 주방장이 사람 사체를 훼손해서 만두를 만드는 장면이다. 이걸 이렇게 감사하라는 뜻이냐"고 따져 물었다.
유 사무총장은 "아름다운 내용도 많은데 왜 하필 그런 내용만 발췌하셨느냐. 곡해하시는 부분도 있다"고 답했다. 또 "저렇게 훈련과정을 거친 소중한 직원들이 월성 1호기 감사, 서해 월북 사건 특별 감사, 통계조작 등을 밝혔다"며 "전문적인 직원들이고 그렇게 훈련시켰다"고 설명했다.
7월 31일 '전원 공유하되 월성팀은 엄수'라고 표기된 자료에는 "최근 무례한 자료 거시기를 한 강건너 마을 ㅎ모에 대한 조치...그런 자료 요구에 너무 친절하면 안 됨"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2021년 6월 18일 공유된 문건에는 언론을 상대로 어떻게 해야되는지 여부가 담겼는데, 유 사무총장은 "우리에게 협조한 기자는 우아하고 따스하게 응대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유 사무총장이 내부 직원들에게 배포한 이른바 '공감노트'는 감사원 '감사 정당론 및 논증에 관한 연구'라는 연구보고서에도 문헌 자료로 사용됐다. 연구 과제 계획서에는 공감노트를 참고로 한 연구를 감사원 감사 수행의 참고자료 활용, 부족한 감사역량을 파악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하겠다고 기재돼 있다. 연구는 지난 4월 25일 유 사무총장에게 보고됐다.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유 사무총장이 작성한 공감노트 공개 이후 법사위원들의 문제지적이 이어지자 "이 문서들이 작성된 경위와 이유를 서면으로 오전 중 제출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