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진교훈 17.15%p 격차 압승'…이재명 "엄중한 심판"

강서구 보궐선거서 진교훈 56.52%, 김태우 39.37% 최종 투표율 48.67%...역대 최대 사전투표율 기록 윤석열 vs 이재명 대리전…두 자릿수 격차 후폭풍 클듯

2023-10-12     김태현 기자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운데)가 11일 오후 강서구 마곡동 캠프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배우자 박은지씨(왼쪽), 홍익표 원내대표와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7%포인트 이상 격차로 압승했다. 민주당의 '정권심판론'이 국민의힘의 '힘있는 후보론'을 압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보궐선거는 내년 총선의 민심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22대 총선의 전초전으로 여겨졌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진교훈 후보는 13만 7,065표(56.52%)를 얻어 9만 5,492표(39.37%)를 확보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크게 앞선 득표율로 당선됐다.

당선이 확실시 된 11일 오후 11시 32분쯤 진 후보는 배우자와 함께 캠프 상황실을 찾아 "상식의 승리, 원칙의 승리, 그리고 강서구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생각한다"며 "구민들의 목소리에 늘 귀를 기울이고 구민들의 눈높이에서 일하는 진짜 일꾼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국민의 위대한 승리이자 국정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다.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단합하고 갈등과 분열을 넘어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해 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자가 11일 저녁 서울 강서구 마곡동 선거사무소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투표현황표를 보던 중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개표 초반부터 진 후보의 득표율은 60%쯤으로 시작해 30%대였던 김 후보의 득표율과 크게 차이를 유지했다. 11일 밤 11시 30분쯤 개표율이 70%를 넘어서 패색이 짙어지자 김 후보는 "성원에 화답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강서구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들고 더 낮은 자세로 일하겠다"고 낙선의 변을 남겼다.

김 후보 캠프에서 지휘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김기현 대표는 같은날 당 소속 의원들이 모여있는 온라인 단체 채팅방에 "어려운 험지였기에 선거운동을 하기가 더더욱 힘들었을 터인데도 이에 굴하지 않고 열정을 쏟아 주신 것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컸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선거는 김 후보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공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로 지난 5월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아 구청장직을 상실하면서 치러졌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대법원 유죄 판결 3개월 만에 김 후보를 8·15 광복절 사면·복권했고,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를 공천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대리전 양상을 띤 선거였기 때문에 두 자릿수로 큰 격차로 선거가 마무리 되면서 후폭풍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김용남 국민의힘 전 의원은 11일 밤 KBS 정치시사 프로그램 ‘더라이브’에 출연해 “당 지도부가 됐든, 대통령실 참모라는 사람들이 됐든 수도권 선거를 잘 이해 못한다, 선거를 모르는 사람들이 본인들이 잘 안다고 착각한다”면서 “30여년 전에 누군가는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했는데, 우리도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면 다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언주 전 의원도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인데, 이 수준이라면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면서 “정권 재창출이 목표인데 이대로 가면 폭망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