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르네상스' 아닌 태양광 신재생에너지 구축이 필수

원전보다 태양광 발전이 경제적인 시점에 도달 도로·공장 지붕을 태양광으로 덮는다면... 태양광, RE100·일자리 두 마리 토끼 잡을 수도

2023-09-12     이인형 시민기자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명백하게 원자력발전 중심이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주장은 드러내놓고 경원시하고 연구개발비도 친원전 위주로 짜졌다.

이런 기류에 편승하여 태양광은 우리나라에 부적합하고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탈바꿈이 불가능한 것 처럼 혹세무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국민들 조차 그런 주장에 현혹되기도 한다. 

1. 원전은 안전하고 경제적인가?

최근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처리 문제는 원자력 발전이 인류의 지속가능성에 중대한 위협 요소임을 드러냈다.  원전의 안전성은 영원한 미지수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전 세계는 지금 원전 축소 내지는 폐기 정책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금  원전 르네상스를 외치며 거꾸로 가고 있다.  그 착각의 중심엔 중동에서의 원전 수주가 있다. 중동은 석유와 사막과 바다 뿐인 국가라 석유에너지 대안으로 원전을 선택하는 유일한 나라들이다.

원전오염수 탱크가 가득찬 후쿠시마 제1원전 전경.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주한일본대사관). 

유럽의 독일은 완전 탈원전을 선언하고 있고, 생태 중심 국가들이 원전에 집착하는 경우는 없다. 가장 많은 원전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조차도 전세계 태양광과 풍력을 주도하고 있다.

과연 원전은 경제적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산업조직학회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미 지난 2017년 12월 말, 국내 연구기관들 가운데 처음으로 ‘균등화 발전비용’ 연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균등화 발전비용이란 어떤 발전소를 가동하는 데 들어가는 총비용을 총 발전량으로 나눈 값이다. 균등화 발전비용에는 지금까지는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던 원전의 사고위험비용이나 석탄·액화 천연가스(LNG) 발전의 환경오염 비용 등이 반영된다.

이를 기반으로 산업조직학회는 이미 2017년 연구보고에서 한국의 원자력 평균 발전비용이 2017년 kWh당 78.5원에서 2030년 80.2원으로 소폭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즉 원전 균등화발전 비용에는 사고비용이 포함되는데, 이 원전 사고위험비용에는 사고 발생시 예상되는 손해배상액, 원전 폐로비용, 제염중간저장비용, 행정경비 등이 포함된다. 기본적인 계산 식은 사고피해액에 사고확률(사고기대빈도)을 곱하는 것이다.

산업조직학회는 사고기대빈도를 시나리오화해 계산한 결과 국내 신규 원전의 사고위험 비용은 ㎾h 당 18.20∼27.37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태양광은 123.1원/㎾h에서 78.4원/㎾h으로 대폭 하락할 것으로 봤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도 2025~2030년 원자력 평균 발전비용은 89.6원/㎾h으로, 태양광 발전 비용은 84.2원/㎾h으로 예측했다. 결국 조만간에 원전발전비용보다 태양광 발전비용이 더 경제적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2. 우리나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부적합?  

신재생에너지는 태양광과 풍력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조력 발전소, 일본의 지열발전소 등도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1위는 태양광이고  2위는 풍력이다.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 증가 추세는 2022년에도 활발하게 유지됐다.

지난해 2022년 전세계 새로운 풍력 발전 용량은 75GW였으며, 새로운 태양광/열 발전 용량은 이의 2배 이상인 191GW에 달했다. 이 가운데 중국이 풍력 37GW 및 태양광/열 86GW로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여기에 미국 및 유럽연합의 주도로 세계 신재생 발전량은 급증했다. 전 세계적으로 풍력과 태양광/열 발전 용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에 1.5포인트 늘어나서 12%를 넘었고(2010년 이후 +10포인트) 세계적인 선도 대륙인 유럽은 거의 22%가 됐다. 중국은 13.5%로 증가하고 미국 역시14%를 넘어섰다. 특히 유럽국가 중 네덜란드와 독일은 모두 32%를 넘겼고, 포르투갈, 영국, 폴란드, 스웨덴도 크게 증가했다.

이렇든 세계는 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에 몰입하다시피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는 태양광 발전이 중금속 오염이 심하다는 모함에서부터, 사막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져 부적합 하다는 이유로 태양광을 홀대하고 있다. 특히 산림 지대와 새만금 간척지 및 염전 부지 이용은 산림 훼손·환경 파괴 등을 이유로 저항이 큰 상황이다. 

정부는 세계적 흐름을 직시하기 보다는 이런 분위기에 터잡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미련을 버리고 원전을 통한 CF100(카본 프리)을 달성하자고 '원전 르네상스'에 매달리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되짚어 보고자 한다. 중금속 문제는 터무니 없는 괴담에 불과하다. 소재는 실리카(SiO2) 성분이 주고 니켈이 약간 섞여 있어 친환경 소재라 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 태양광의 광 발전 효율이 낮다는 지적은 재생에너지 본질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놀랍게도, 잠재력이 가장 높은 국가(예: 나미비아)와 가장 낮은 국가(예: 아일랜드) 간의 평균 실용 잠재력의 차이는 2배 미만이라고 한다. 전체적으로 전 세계 인구의 93%가 일일 평균 태양광 발전 잠재력이 3.0~ 5.0 kWh/kWp(킬로와트 피크/ 태양광 발전 용량 단위)인 국가에 살고 있다. 이 가운데 약 70개국 정도만 태양광에너지 일일 평균 생산량이 킬로와트피크(kWp) 당 4.5킬로와트시를 넘는 등 우수한 태양광 발전 조건이다. ( 출처 : Global Solar Atlas)  

즉 태양광 발전은 사막처럼 광효율이 최적화한 곳도 물론 있지만, 지금 전 세계 태양광에 투자하는 나라 대부분은 사실상 우리나라와 같거나 더 열악한 상황이기도 하다. 발전 잠재력이 중요 변수가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 모두 태양광 발전에 장애가 없다는 반증이다.

문제는 산림 훼손 등 환경 파괴를 수반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환경 파괴 없는 태양광 발전 방향을 모색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 하다. 즉 환경을 저해하지 않고 필요로 하는 면적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현대모비스 공장의 주차장 부지위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설비. 현대모비스는 울산과 대구, 김천 공장의 주차장 부지를 태양광 발전에 활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현대모비스)

3. 도로·공장 지붕에 태양광을 얹는다면...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태양광 발전 시설을 30.8GW 확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태양광 발전은 1MW 규모의 시설을 만들 때 1만3,200㎡의 부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따라서 30.8GW의 태양광 시설을 지으려면 산술적으로 약 481㎢의 부지가 소요된다. 이는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0.4% 정도다. 국토 면적의 0.5%를 차지하고 있는 골프장 면적보다는 작다.

국토교통부 홈페이지에서 다운 받은 자료를 토대로 도로 차로별 면적을 계산해 본 결과 다음과 같이 나타났다.  즉  전국 도로 고속국도와 지방 군도까지 통틀어  2차로 비중은 50%에 달하고 4차로까지 포함하면 전국 도로의 82%에 이른다.

전국 도로 차폭별 총면적과 비율. (자료=뉴스버스)
도로연장단위=km / 면적단위=㎢. (자료=뉴스버스)

따라서  전국 도로 중 2, 4차선 도로의 지붕 공사만 한다고 가정을 해도  900 ㎢이상의 면적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목표 부지 면적 481㎢의 두배 수준으로 도로 중 터널 및 교량, 그늘 지역을 제외하더라도 충분한 면적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태양광 발전 시설을 구축할 수 있는 건축물 옥상을 600㎢로 추산했다. 이 정도 면적이면 약 45.5G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구축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근 구미 공단을 비롯 경기도 등 지자체에서 공단의 지붕에 집단적으로 태양광 설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국가보다는 지자체의 선택에서 희망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4. RE100과 경제 성장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는 태양광

많은 국가들은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미래 ‘고용과 성장의 기회’로 보고 있다. 또한 재생에너지는 분산 독립적인 에너지 생산으로 그리드 망을 통해 전력 생산 소비 효울성을 높이고 송배전 비용과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더욱 효율적인 에너지 생산 체제가 되는 것이다. 

미국 원자력에너지연구소 역시 원자력은 1GW당 500명의 일자리를 만들지만 태양광은 2배 이상인 1,060명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핀란드 라핀란타 대학은 2045~2050년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3,6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측했다고 한다. 특히 이중 태양광 발전이 만드는 일자리가 무려 61%라고 한다.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도 “국내에서 태양광은 관련 제조업 분야에서만 고용창출 효과가 1만4,000명에 이르는데, 시공·유지보수·발전사업 분야까지 포함하면 5만명이 넘는 고용 창출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이 화력이나 원자력 발전 비용보다 낮아지는 변곡점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서 재생에너지 태양광의 선택은 세계적인 흐름과 맞물려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이인형은 가치공학(Value Engineering)분야 국제공인 CVS자격증을 보유한 프로젝트 컨설턴트다. 서울대 농학과를 거쳐 연세대 대학원 경제학과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한국신용정보에서 기업 평가·금융VAN업무를 맡았고, 서울대 농생대에서 창업보육 업무를 했다. 지금은 소비자 환경활동 보상 플랫폼을 구축 중이며, 개인신용정보 분산화 플랫폼도 준비중이다. 금융‧산업‧환경‧농업 등이 관심사다. 기후위기 대응 세계적 NGO인 푸른아시아 전문위원이면서, ESG코리아 경기네트워크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