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무처의 폭거
2023-01-17 고경일 풍자만화가
만화작가 30여명과 더불어민주당 및 무소속 국회의원 12명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2023 굿바이전 인 서울’ 전시회가 무산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그리고 이태원 참사 이후 책임 회피로 일관해 온 고위 관료들을 다룬 풍자 작품 80여점이 전시될 예정이었는데, 개막 전날 국회 사무처가 기습 철거한 것이다.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12명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풍자로 권력을 날카롭게 비판하겠다는 예술인의 의지를 국회 사무처가 강제로 꺾었다”며 “국회 조차 표현의 자유를 용납하지 못하는 현실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국회에서 강제 철거된 전시 작품들은 방송인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벙커1‘ 카페로 옮겨져 ‘굿바이전 인 서울 망명 작가전’으로 다음달 8일까지 전시된다.
고경일 ‘2023 굿바이전 인서울' 조직위원장은 “권력자는 그 풍자화를 보고 분노하고 부끄럽고 수치스럽고 열받아야 한다. 그게 바로 풍자화”라며 “이번 전시는 10.29 이태원 참사에서 희생된 젊은이들 기리기 위해 마련된 만큼 유가족들과 우리 작가들은 끝까지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국회사무처의 폭거로 철거된 ‘굿바이전 인 서울 망명작가전’이 ‘벙커1’에서 열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