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색깔론 막말 김문수 감싸기…민주 "자진 사퇴하라"

尹 "김문수, 노동현장 가장 잘 안다고 판단해 인선" 민주 "김 위원장 발언 위증이자 국회 모독…고발해야" 국회 환노위, 김문수 사퇴 둘러싼 공방속 파행

2022-10-14     이대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 발언에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의 사퇴와 윤석열 대통령의 해임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김일성주의자”라며 색깔론 주장을 굽히지 않은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을 두둔하면서 논란이 불붙고 있다.

윤 대통령은 14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노사정 대타협을 실현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취지의 질문을 받자 “노동현장을 잘 아는 분이다”면서 “다른 것 고려하지 않고 현장을 가장 잘 안다고 판단해서 인선했다”고 감쌌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제도나 이론에 해박한 분도 많지만, 그 분은 1970년대 말, 1980년대에 실제로 노동현장을 뛰신 분이기 때문에 진영과 관계 없이 많은 노동운동가들과의 네트워크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보면, 사실상 김 위원장을 재신임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색깔론 주장에 대해 야당이 김 위원장 사퇴와 인사 실패에 따른 윤 대통령의 사과까지 요구한 상태에서 윤 대통령의 김 위원장 신임 발언은 야당의 반발과 논란을 더 증폭시켰다.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 등 환경부 산하단체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시작부터 김 위원장의 사퇴를 놓고 여야 공방이 거셌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에 앞서 “윤 대통령이 노동현장을 잘 알아서 김 위원장을 임명했다고 하지만,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 국회가 모독감을 느낀 만큼 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도 “윤 대통령이 인사권자로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다른 야당 의원들도 “김 위원장이 (12일 경사노위 국감 때) 사과했지만, 다음날(13일) 라디오 방송에 나와 전날 사과했던 발언에 대해 ‘소신에 변함이 없다’고 했으니 위증이자 국회 모독이다”고 주장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환노위 의원 다수의 의견을 물어 김 위원장 고발을 의결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환노위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사상의 자유는 다른 기본권 보다 고도로 보장해야 한다”면서 “김 위원장에게 본인 신념을 굽히라고 강요할 수 없다”면서 "상임위 고발은 안된다"고 반발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고발 문제로 여야 공방이 오후까지 계속되자 전해철 환노위 위원장은 여야 간사 협의를 요청하면서 정회를 선포했다. 그러고도 여야 합의가 안되자, 전 위원장은 “일단 오늘 감사는 진행하자”며 오후 4시를 넘겨 국정감사를 재개했다. 

민주당 소속 김영주 국회 부의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념 편향적이고 노조에 적대적 인식을 가진 김 위원장은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대화와 협력을 이끌 적임자가 아니다”면서 “김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를 돕고 싶다면 경사노위 위원장 자리를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사노위 위원장에 극우 유튜버나 다름 없는 프로막말러를 앉힌 것은 사회적 대타협에 대한 윤 대통령의 개념 없는 적대적 철학을 드러낸 인사”라고 비판한 뒤 김 위원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윤 대통령이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2일 국회 환노위 국정감사에서 김 위원장은 문 전 대통령을 “김일성주의자”라고 칭했고, “윤건영 의원이 주사파 운동권 출신이고, 반미·반일 민족의 수령님에게 충성하고 있다”는 과거 발언에 대해선 “그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