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첫 보도에 "공작치곤 수준이"

'공작'이라던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연루 정황 갈수록 더해져

2022-09-22     김태현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언론에 처음 보도됐을 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공작"이라고 언급한 사실이 22일 드러났다.

뉴스버스가 확보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당시 부산고등검찰청 차장검사)과 성명불상자 사이의 2020년 2월 17일자 카카오톡 대화에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연루의혹보도에 대해 한 장관이 "ㅎㅎㅎ 공작치곤 수준이"라는 반응이 담겼다.

해당 메시지는 서울중앙지검의 2020년 검언유착 사건 수사 당시 검찰이 백모 채널A 기자의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캡처파일에 포함된 것이다.

한 장관은 또 "기소도 아니고 검찰 송치도 안 된 10년된 내사기록이 원본으류 유출?이라며 "청와대에서 검증 통과시켰죠"라고 설명했다. 대화의 맥락으로 볼 때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 있었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정권에서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에 임명될 때 검증을 통과할 수 있었겠느냐는 의미로 해석된다.

2020년 2월 1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성명불상자가 나눈 카카오톡 캡처 (사진=뉴스버스)

이같은 카카오톡 대화는 2020년 2월 17일 오전 9시 32분~9시 53분 동안 오갔다. 한 장관이 성명불상자와 대화를 나누기 직전 뉴스타파는 <'윤석열 아내 김건희, 주가조작 연루 의혹' 경찰 내사 확인>, <윤석열 아내 김건희-도이치모터스 권오수의 수상한 10년 거래>를 보도했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처음 제기된 보도였다. 뉴스타파의 보도 시간은 오전 8시 7분이었다.

그러나 당시 '공작'이라고 했던 한 장관의 주장과 달리, 최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재판에서 공개된 김 여사와 증권사 직원 간 통화녹취 내용에 따르면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를 확인·승인하는 정황이 담겼다. 

2010년 5월 김건희씨가 주가조작 피의자 이모씨와 관계를 끊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과거 발언과 달리 2010년 6월 김건희씨는 "저하고 이모씨(주가조작 피의자) 제외하고는 거래를 못하게 하세요"라고 말했다. 이씨는 주가조작 선수로 알려진 인물이다.

법원 또한 해당 자료가 공작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했다. 재판과정에서 해당 자료를 유출한 송모씨 측은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청문회 전후로 문제가 제기됐던 김 여사의 도덕성을 검증하기 위해서였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우연히 취득한 수사에 관한 내부 정보를 유출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범행으로 대가를 받거나 이익을 취한 바 없고, 내사가 중지됐던 사안에 대해 새로 수사가 개시돼 관련자들이 구속 기소되기도 하는 등 결과적으로 공익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송씨는 2013년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가 작성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내사자료를,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관에게 받아 2019년 10∼12월 뉴스타파 등 2개 언론사 기자에게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자료에는 김 여사에 대한 언급과 함께 도이치모터스의 주가 변동과 일일 거래내용, 거래량과 거래대금 등이 기재됐다. 송씨 측은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금융 수사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해당 보고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