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절친' 주기환 비대위원 임명직후 사퇴…후임 전주혜
정진석 비대위 공식 출범…비대위원 인선 삐걱 사퇴 주기환, 윤 대통령과 '말 놓는' 친구관계 20년 정점식, '고발사주' 당시 법률지원단장 김상훈 의원, 김종혁, 김행, 김병민도 포함
윤석열 대통령의 '절친'으로 알려진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광역시장 후보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으로 임명된지 1시간 30분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3일 오전 11시 3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대위원 인선에 포함됐던 주기환 비대위원이 정진석 비대위원장에게 간곡한 사의를 표명했다”면서 “주 전 비대위원의 사의를 받아들이고 전주혜 의원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대위원 임명안을 발표한지 불과 1시간 30분만이다. 특히 정 비대위원장은 주 전 비대위원 인선 배경에 대해 “호남 대표성을 감안해 임명했다”고 밝힌 상황이었다.
정진석 비대위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비대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해체된 ‘주호영 1차 비대위’에 이은 국민의힘 2차 비대위다. 그런데 비대위원 임명안 발표 직후 인선안이 번복되면서 정진석 비대위가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앞서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당연직(비대위원장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3인외에 주 전 비대위원을 비롯 김상훈·정점식 의원, 김종혁 혁신위 대변인, 김행 전 전 청와대 대변인, 김병민 전 윤석열 캠프 대변인 등 6명을 비대위원으로 임명했다.
비대위원 임명안 발표 직후 ‘친윤’ 색채 강화라는 비판이 나오자 윤 대통령과 ‘절친’으로 알려진 주 전 비대위원이 부담을 느껴 사의 표명을 한 것으로 해석됐다.
주 전 비대위원은 ‘주호영 비대위’ 때도 ‘대통령 친구’논란이 있었고, 해체된 주호영 비대위의 비대위원 중 유일하게 정진석 비대위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었다.
조선대학교 법학과를 나온 뒤 9급 공채로 검찰 수사관 생활을 시작한 주 전 비대위원은 윤 대통령이 광주지검 특수부 검사로 재직하던 2003년 검사와 수사관으로 인연을 맺은 뒤 20년 동안 줄곧 친분을 유지해왔다. 윤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인 대통령직 인수위 때도 정무·사법‧행정분과 전문위원으로 깜짝 발탁됐고, 이후 윤 대통령 추천 사실이 암암리에 알려지면서 인수위내에서 ‘숨은 실세’로 통했다.
주 전 비대위원은 지난 6.1 지방 선거 때도 윤 대통령의 후광으로 국민의힘 광주광역시장 후보로 전략공천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잘 아는 법조계 인사는 “윤 대통령과 주 전 비대위원은 1960년생 동갑으로, 말을 편하게 놓으면서 친구 관계로 지내왔다”고 말했다. 주 전 비대위원도 광주광역시장 후보 시절 한 언론 인터뷰에서 “친분을 넘는 관계다”고 밝힌 적이 있다.
지난 7월엔 주 전 비대위원의 아들이 대통령실에 6급으로 채용된 사실이 드러나 ‘사적 채용’ 논란을 낳기도 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원론적인 수준을 넘어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당시 강인선 대변인은 “(주 전 비대위원 아들이) 대선 후보의 일정을 사전조율하고 실행하는 일정기획팀의 막내 구성원으로 8개월 동안 근무했다”면서 “살인적인 업무를 잘 소화하고 그 노력과 능력을 인정 받아 대통령직 인수위에 합류하고 또 대통령실에도 채용됐다”고 반박했다.
이날 비대위원으로 임명된 정점식 의원 역시 검찰 출신으로 윤 대통령과 가깝다. 정 의원은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의혹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이던 2020년 4월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당시 손준성 수사정보정책관이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여권 정치인 등에 대한 고발장을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에 전달했을 때 당 법률지원단장이 정 의원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측에 들어간 최강욱 민주당 의원에 대한 고발장은 그로부터 4개월 뒤 실제 고발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