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北에 이산가족 상봉 '남북 회담' 전격 제안
권영세 "날짜 장소 의제 형식 모두 北 희망 고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추석을 이틀 앞둔 8일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당국간 회담 개최를 북한에 전격 공개 제의했다.
권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담화 발표 형식으로 “이산가족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지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남북 당국간 회담을 개최해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할 것을 북한 당국에 공개 제의한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남과 북의 책임 있는 당국자들이 빠른 시일 내에 직접 만나서 이산가족 문제를 비롯한 인도적 사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권 장관은 “회담 일자, 장소, 의제와 형식은 모두 북한 측의 희망을 적극 고려하겠다”면서 “북한 당국이 우리의 제안에 조속히 호응해 나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이어 “과거와 같은 소수의 1회성 상봉으로는 부족하다”며 “당장 가능한 모든 방법을 활용하여 신속하고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이어진 기자들과 질의 응답 과정에서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에 대규모 식량을 지원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특별히 유인책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다만 대화가 성사돼 다른 인도적 문제에 대한 요청이 있다면 언제든 지원하고 협력할 준비는 돼 있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또 "북한이 우리 측의 제의를 무시하거나 거부할 때의 대안이 있느냐"는 물음엔 "반드시 필요한 문제들에 대해선 계속 북한에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8월 말까지 정부에 이산가족 찾기를 신청한 사람은 13만3,654명인데, 이 중 8만9,908명이 사망하고 33%인 4만3,746명이 생존해 있다. 이산가족 찾기 신청 생존자 가운데 90세 이상 고령자는 총 1만2,856명이다.
다음은 권영세 통일부 장관 담화 전문
안녕하십니까? 통일부 장관 권영세입니다.
민족의 명절 추석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올해 추석에도 수많은 이산가족들이 가족과 고향을 그리워하며 쓸쓸한 명절을 보내실 것입니다.
통일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체제와 이념의 차이가 가족을 갈라놓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부모와 형제의 생사조차 모른채 70년이 흘렀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한달에만 이산가족 400여 분이 세상을 떠납니다. 남아계신 4만 여분도 80~90대의 고령입니다. 남북당국이 아픈 현실을 솔직하게 대면해야 합니다.
이산가족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지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과거와 같은 소수 인원의 일회성 상봉으로는 부족합니다. 당장 가능한 모든 방법을 활용하여 신속하고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정부는 언제든 어디서든 어떤 방식으로든 이산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면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오늘 정부는 남북당국 간 회담을 개최하여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할 것을 북한당국에 공개적으로 제의합니다.
남과 북의 책임 있는 당국자들이 빠른 시일 내에 직접 만나서 이산가족 문제를 비롯한 인도적 사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정부는 열린 마음으로 북한과의 회담에 임할 것입니다. 회담 일자, 장소, 의제와 형식 등도 북한 측의 희망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입니다.
북한당국이 우리의 제안에 조속히 호응해 나올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국민들께서도 정부의 노력을 성원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