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집 블로그·대학생 리포트 복붙"…"김건희 논문 4편 표절"

전국 14개 교수·학술단체로 구성된 범국민검증단 발표 범국민검증단 "내용과 문장 등 모든 면에서 표절 확인"

2022-09-06     김태현 기자
김건희 여사 논문표절 의혹 검증을 위한 범학계 국민검증단 관계자들이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김건희 여사 논문 4편 모두 명백한 표절"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과 학술지 논문 등 4편을 교수·학술 단체가 모여 검증한 결과, 김 여사의 논문 4편 모두 표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글자 하나 틀리지 않고 '복사 붙여넣기(복붙)' 된 부분도 적지 않았다.

타인의 학위 논문·사업계획서 뿐만 아니라 심지어 대학생들이 각종 리포트, 논문, 자기소개서 등을 올려놓고 사고파는 해피캠퍼스에 올라온 대학생 글과 점집 블로그 내용까지 그대로 긁어온 부분도 있었다. 

14개 교수·학술단체로 구성된 '범학계 국민검증단'은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여사의 논문이) 내용과 문장, 개념, 아이디어 등 모든 면에서 표절이 이뤄졌음을 확인했고, 형사 문제가 될 수 있는 특허권 도용의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놀라운 것은 학계에서 전혀 인정할 수 없는 점집 홈페이지나 사주팔자 블로그, 해피캠퍼스와 같은 지식거래 온라인 사이트 자료를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복사해 붙였다"고 덧붙였다.

검증단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김 여사의 논문 내용 중에는 '해피캠퍼스'에 지난 2005년 6월 최초 등록된 '주역의 음양사상' 리포트의 내용이 '복붙'된 부분이 발견됐다. 해당 논문의 일부 내용은 2007년 7월경 작성된 블로그 내용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

전국 14개 교수·학술단체로 구성된 '김건희 여사 논문표절 의혹 검증을 위한 범학계 국민검증단(검증단)'이 6일 공개한 김건희 여사의 논문과 표절된 자료. 해당 논문은 2005년 해피캠퍼스에 최초 등록된 '주역의 음양사상' 리포트 내용을 '복붙'했다. (범학계 국민검증단 자료)

이른바 '회원 유지'를 'member yuji'로 번역해 논란이 된 '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2007)' 논문에 대해 검증단은 "논문 총 118개 문장 중 42.4%인 50개 문장을 신문기사 일부와 다른 학위 논문 등에서 그대로 복사해 와 붙였다"고 밝혔다.

또 김 여사가 지난 2008년 국민대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 애니타 개발과 시장 적용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에 사용된 일부 내용은 점집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내용과 동일했다.

전국 14개 교수·학술단체가 6일 공개한 김건희 여사의 논문과 표절된 자료. (범학계 국민검증단 자료)

검증에 참여한 김용석 대학정책학회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 읽을수록 놀라웠는데, (이 정도 수준이라면) 누구나 1시간 내에 학회지 논문을 게재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김 여사의 논문에 그대로 내용이 옮겨진 논문의 저자인 구연상 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 교수는 "저는 김 여사가 단순 표절을 넘어서 저자 바꿔치기를 한 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단순 표절도 악행이지만 단순 표절을 넘어 저자 바꿔치기를 하고 표지갈이를 하는 건 더 악행"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국민대는 지난달 김 여사의 박사 학위 논문을 포함한 3편에 연구 부정 행위가 없고, 나머지 학술지 게재 논문 1편은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전국 14개 교수·학술단체가 6일 공개한 김건희 여사의 논문과 표절된 자료. (범학계 국민검증단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