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사퇴시 수사 무마 제안있었다"…尹 '신군부'에 빗대
이준석 "판사 출신 주호영 김기현, 법원 권위에 도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1980년 ‘신군부’에 빗댄 자필탄원서가 23일 공개돼 파장을 낳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을 맡은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한 이 탄원서에서 또 윤 대통령의 측근이 당 대표직 사퇴를 조건으로 징계와 경찰 수사 무마 제안을 했다고도 폭로했다.
A4용지 4장 분량의 이 전 대표 탄원서에 따르면 “지금의 사태(당 대표 징계와 비상대책위 전환)를 주도한 '절대자'는 사법부가 지금을 상황을 바로잡아주지 않는다면, 비상계엄 확대에 나섰던 신군부처럼 비상상황 선포권을 더욱 적극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썼다. 윤 대통령을 절대자로 지칭해 신군부에 빗댄 것이다.
또 이 전 대표는 “6·1 지방선거 후 절대자와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당대표직에서 12월까지 물러나면 윤리위 징계 절차와 경찰 수사 절차를 잘 정리하고 대통령 특사도 다녀올 수 있도록 중재하겠다’는 제안을 받았으나 한마디로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 탄원서를 지난 19일 제출했다.
이 전 대표는 또 탄원서에서 “가처분이 기각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 판사 출신 주호영 비대위원장과 김기현 의원을 겨냥 “이번 가처분 신청을 두고 법원의 권위에 도전하는 수준의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주호영 위원장은 이날 “이준석 대표가 독재자가 된 것 같다”면서 “언론이 '가처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는데, 이게 무슨 법원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냐”고 발끈했다. 김기현 의원도 “상상이 지나치면 망상이 된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저녁 페이스북에 탄원서를 공개(사진)한 뒤 “‘폭로자’로 한번 몰아보려고 아침부터 셀프 유출에 셀프 격노하더니 이제는 타조같이 머리를 박고 있는 모습이 그들의 수준이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측이 이 전 대표가 유출한 것처럼 꾸몄다는 지적이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작정하고 폭로할 거면 기자회견을 한다. 책 장사한다고 오해받을까봐 책에다 쓰지도 않고요, 폭로할 내용을 판사님에게 쓰는 편지에 넣어놓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무대응 기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