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이 던진 폭탄에 벌집된 국민의힘…윤핵관 '침묵'

김미애 "대통령 개고기 빗댄 건 해선 안될 망언" 나경원 "눈물팔이로 사법적 위기 극복하려하지 말라" 이준석 "도대체 다들 뭐에 씐건지" 김병욱 "이준석은 여의도에 '먼저온 미래'"

2022-08-14     이대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지도력 위기’라고 언급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13일 기자회견 후폭풍이 거세다. 이 대표가 전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측 핵심관계자)’으로 지칭한 인사들은 14일 애써 침묵을 지킨 것으로 보이지만, 국민의힘 내부는 벌집 쑤신 듯한 분위기다. 

특히 이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양두구육(양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판다)’의 ‘개고기’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을 빗댄 것이냐 아니냐’의 ‘개고기’ 논란까지 일었다. 

김미애 의원은 14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대표였던 분의 입에서 자당 대통령 후보를 개고기에 빗대는 건 결코 해서는 안 될 망언이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돌이켜보면 양의 머리를 흔들면서 개고기를 가장 열심히 팔았고 가장 잘 팔았던 사람은 바로 저였다”면서 “선거(대선) 과정 중에서 그 자괴감에 몇 번이나 뿌리치고 연을 끊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망언’이라고 비판한 건 바로 이 대목이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윤 대통령께서 비록 정치에 미숙함이 있을지 모르나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결코 개고기 비유로 비하될 분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기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대선 때 저는 개고기를 판 적도 없고, 양의 얼굴 탈을 쓰지도 않았다”고 이 대표의 ‘양두구육’ 언급을 반박했다.

이에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미애 의원이 ‘망언’이라고 비판했다는 내용의 기사와 함께 “어제 기자회견을 봤으면 ‘대통령이 개고기’라고 생각할 수가 없는데, 도대체 다들 뭐에 씌인건지 모르겠다”고 맞받았다. 이 대표는 “이철규 의원은 양두구육을 보고 자기가 개냐고 발끈했는데, 이건 기본적으로 사자성어 자체를 이해 못한 것이니, 그러려니 한다”고도 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이 대표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준석 대표에게 멈추라고 말한다”며 “어제의 기자회견은 지나쳐도 많이 지나쳤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이어 “젊은 당대표라 나를 비롯한 많은 당원들이 참고, 오히려 존중해줬다”며 “(그러나)대선 내내 소위 내부 총질을 집요하게 하는 모습, 지방선거 직전에 일부 조직위원장을 사실상 교체하며 사당화를 꾀하는 모습을 보며 이 대표는 노회한 정치꾼의 길을 가고 있음을 확신했다”고 공격했다. 

나 전 의원은 또 “본인의 성비위 사건에 관해 최측근이 7억 투자 각서를 써줬다면, 그 진실에 대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것 아닌가. 형사 유·무죄를 따지기 전에 스스로 반성하고 잠시 물러나야 하는 것이 도리이고 염치다”면서 “더 이상 눈물 팔이로 본인의 정치사법적 위기를 극복하려 하지 말고, 여권에 분란을 만들지 말아달라”고 맹공했다. 

반면 김병욱 의원과 김웅 의원은 이 대표를 지원 사격했다. 김병욱 의원은 전날 이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페이스북에 “이준석은 여의도에 ‘먼저 온 미래’”라며 “여의도 정치를 사람도 조직도 아닌, 자유 민주주의 인권 등 가치에 충성하는 정치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절규가 국민들에게 큰 울림으로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웅 의원도 페이스북에 한줄평으로 “자랑스럽고 짠한 국민의힘 우리 대표!”라는 글을 올렸다.

반면 이 대표가 실명을 언급하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과 ‘윤핵관 호소인’으로 거론된 권성동 장제원 이철규 정진석 김정재 박수영 의원등은 이날 침묵을 지켰다. 대응하거나 반응할 경우, 이 대표의 공세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무대응 기조를 정하고 애써 자제하는 분위기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