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팬덤정치 결별' 등 당 쇄신 주장…일부 의원 엄호

민주당 흔드는 박지현의 '586용퇴론'…당 쇄신 도화선될까

2022-05-26     전혁수 기자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586 용퇴' '팬덤정치 결별' 등 당 쇄신을 촉구하고 있다. 당내 일부 의원과 호남지역 광역단체장 후보자들도 박 위원장의 발언에 호응하고 나섰다.

박 위원장은 26일 YTN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지난 24일 대국민 호소문 발표 이후 벌어진 당 내홍에 대해 "이견이 발생하는 것을 이상하게 보는 것이 더 이상하다"며 "(제 사과를) 내부총질이라고 규정해버리는 것은 개혁·쇄신에 저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24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을 팬덤 정당이 아니라 대중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사과한 데 이어 25일 비대위에서 586 용퇴론을 꺼내는 등 당 쇄신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 전해철 의원 등이 반발하고 고성이 오가는 등 갈등이 불거졌다.

박 위원장은 이에 대해 "(586 의원들이)다 은퇴해야 한다고 말씀드린 적 없다"며 "민주주의를 이룬 성과를 존경하지만 모두가 다 그렇지 않다. 민주당의 변화를 어렵게 만들고, 시대와 발맞춰 나가는 것이 어려운 분들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과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는 것에 대해서 박 위원장은 "자기와 생각이 다르면 문자로 욕설을 날린다거나 자기가 지지하는 정치인에 대한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정당이 팬덤 정당의 모습"이라며 "비대위원장이라는 자리에 있으면서 많은 무자를 받았는데 그중 맹목적인 비난, 성적인 희롱이 같이 담겨있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성희롱 발언 논란을 일으킨 최강욱 의원 징계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비상징계 권한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의 발언에 일부 의원들도 동조하고 나섰다. 박용진 의원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젊은 정치인이 당의 대표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당의 문제점을 솔직하게 얘기한 것"이라며 "그게 협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책상을 치고 지도부로서 자질이 없다는 등의 얘기가 밖으로 나가게 되면 그때부터 말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냐. 2030세대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뭘로 보겠느냐"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대화 장소, 형식, 절차 이런 게 맞았나 싶다"면서도 "내용에 대해선 평소 제가 이야기하던 것들과 궤를 같이 하는 것들이 굉장히 많았다. 대부분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위원장 발언이)대의에 맞았기 때문에 결국 박 위원장 편을 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남지역 광역단체장 후보인 강기정 광주시장 후보, 김영록 전남지사 후보, 김관영 전북지사 후보도 서울을 찾아 박지현 위원장의 당 쇄신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세 후보는 "민주당은 스스로의 잘못에는 추상같이 엄격하며 상대의 잘못은 철저히 비판하는 도덕적 리더십을 재건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보들은 "박지현 위원장의 취지인 당의 혁신과 반성에 대해서 공감하고 있다"며 "정당에서 여러 의견이 있는 것은 당연하고, 박지현 위원장은 동 세대, 많은 사람들의 민의를 전달했다. 이 같은 의견들이 모아져서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대단한 분란이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과장돼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