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출연 후폭풍 시달리는 유퀴즈…민언련 "신권언유착"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것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언론시민단체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윤 당선인의 예능 출연과 관련해 "국민 예능 망가뜨린 신권언유착"이라며 "정치권은 방송 개입에 손 떼라"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26일 성명에서 "새 정부의 국정 방향 제시에 주력해야 할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CJ ENM 계열 tvN 간판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사생활 이야기로 이미지 미화에 나서자 예능을 정치에 이용했다는 비판이 크게 일어났다"며 "한편에서는 정치권력의 방송 개입과 미디어 재벌의 자발적 충성이 빚어낸 촌극이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불거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민언련은 "4월 20일 방송분에 윤석열 당선자가 출연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시청자게시판을 중심으로 일기 시작한 논란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방송 다음 날인 4월 21일에는 하루에만 3,600건이 넘는 항의 글이 올라왔고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윤석열 당선자 출연을 진행자도 몰랐을 정도로 비밀리에 추진된 사실과 출연자 선정 원칙을 둘러싼 청와대 관계자와의 공방에 이어 담당 연출자들이 퇴사한다는 소식까지 들려와 ‘윤석열 출연’ 파장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민언련은 "이번 사태가 검사 출신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와 윤석열 당선자의 친분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는 시청자들의 의심은 검사 인맥을 매개로 한 권력과 언론미디어 유착이 새 정부에서 노골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사로이 넘길 수 없다"며 "시청자들은 박근혜 정부 당시 tvN 예능 프로그램 <SNL코리아>가 석연찮은 이유로 종영된 것처럼 제작 자율성 침해 사태가 또다시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언련은 "방송 프로그램은 거대 미디어 그룹의 사유물이나 정치권이 선거 승리로 챙겨가는 전리품이 아니다"면서 "정치권은 방송 개입에 손을 떼고, 방송사들은 정치인들의 무분별한 예능 출연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유퀴즈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의 출연은 거부했다. 진행자가 정치인 출연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고문도 경기지사 시절 유퀴즈 출연을 위한 미팅을 추진했지만 '프로그램 진행자가 본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정치인 출연을 극도로 조심스러워한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방송인 유재석도 윤 당선인의 방송 출연 이후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유재석 소속사 안테나는 지난 25일 공지를 통해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는 악의적인 비방, 성희롱, 허위사실 유포, 인신공격, 명예훼손 게시글과 악성 댓글에 법적으로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