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박주민 공천배제 후폭풍…민주당 자중지란

전략공천위, 송영길·박주민 서울시장 후보 공천 배제 결정 박지현 "노영민 공천하면서, 송영길 왜 안돼?…고무줄 잣대" 송영길 "이재명의 정치 복귀 반대하는 선제 타격 의미" 이원욱 "부작용만 큰 후보 배제…혁신 공천 흔들지 말라"

2022-04-20     이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0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전략공천위의 송영길 박주민 서울시장 공천 배제 결정과 관련한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6·1 지방선거 서울시장에 출마한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 등을 공천 배제 결정하자 당 지도부와 이재명계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송 전 대표와 박 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 결정에 대해 당원과 서울시민, 국민을 모두 외면한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박 위원장은 “대선 패배 가장 큰 원인인 부동산 실패 원인의 책임자를 충북지사 후보로 공천했는데, 서울에서는 대선 때 누구보다 헌신했지만 선거 결과에 총괄 책임을 지고 물러난 당 대표를 탈락시켰다”며 “고무줄 잣대”라고 전략공천관리위원회를 직격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 (충북지사에 출마한) 노영민 후보도 탈락시키든지, 못 하겠다면 서울시장 공천을 신청한 예비 후보 모두가 참여하는 공정한 경선을 해야 한다”면서 “서울시장 경선을 하지 않겠다는 건 패배 선언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권지웅 비대위원도 “전략공관위 결정이 민주당을 더 낫게 만드는 결정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이원욱 민주당 전략공천위원장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송 전 대표와 박 의원 공천) 배제 결정은 옳은 것“이라며 “혁신공천을 흔들면 안 된다. 비대위는 논란과 혼선 없이 이번 결정을 추인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또 “(충북지사에 노영민 전 비서실장 공천)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문제를 시정할 수 있는 주체는 박 비대위원장이 이끌고 있는 비대위가 바로잡으면 된다”면서 “비대위가 충북 공천을 시정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전략공천위의 고심어린 결정을 문제 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 이원장은 이어 송 전 대표 배제 결정에 대해 “박 공동비대위원장이 지적했던 ‘명분 없는 출마가 가져올 부작용과 전국 선거에 미치는 악영향’뿐만 아니라, 최근 인천에서 주목되는 지지율 저하, 전략공천위가 실시한 여러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를 종합한 것”이라면서 “부작용만 큰 후보군을 우선 배제한 고심어린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어제 전략공관위의 심사 결과가 언론에 유출된 데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유출 경위를 조사해서 징계할 것 요청을 직권 명령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비대위는 이날 서울시장 공천 배제 수용 여부를 놓고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조오섭 대변인은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결론을 짓지 못했다”면서 “전략공천을 할지, 경선할지, 모든 것을 열어두고 제로베이스(원점)에서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경인방송 라디오 ‘김성민의 시사토픽’에 출연해 “당 대표가 대선 책임을 지고 출마를 해선 안 된다는 논리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대선 패배 책임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지 않으냐”며 “사실상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정치 복귀를 반대하는 선제타격의 의미가 있다”고 반발했다. 송 전 대표가 자신의 공천 배제 결정에 대해 반(反)이재명계의 선제 타격으로 규정함으로써 공천 배제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전날(19일) 전략공천위는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송 전 대표와 박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대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전략공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