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정부' 파국 직전 尹-安 전격 만찬회동…갈등 임시 봉합

윤석열·안철수 "원팀으로 손잡고 함께 가자" 히루 파업 '안철수' 15일 인수위 업무 복귀 차관급 공공기관장 인선 과정서 불씨 여전

2022-04-15     이대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 등과 티타임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14일 저녁 전격 회동했다.

두 사람의 회동은 이날까지 마무리된 새 정부 내각 인선안에 안 위원장 측 추천인사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아 공동정부 구성 합의가 깨지기 1보 직전 상태에서 이뤄졌다. 이날 오후 안 위원장의 거취 고민 관측까지 나왔으나, 윤 당선인 측에서 제안한 것으로 이날 저녁 회동을 계기로 양측의 갈등은 일단 봉합 수순에 들어섰다.

안 위원장은 전날(13일) 윤 당선인과 함께 하는 도시락 만찬에 불참한 데 이어 이날은 인수위에 출근하지 않고 공식 일정을 전부 취소했다. 또 안 위원장 측근 이태규 의원은 1차 내각 인선 발표 다음날인 지난 11일 인수위원 사퇴표명을 한 뒤 인수위원직에서 철수했다. 

윤 당선인은 14일 저녁 6시30분 서울 강남구 모처 음식점에서 2시간 가량 안 위원장을 만나 식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는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장 당선인 비서실장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완전히 하나가 되기로 했다”며 “웃음이 가득했고 국민들 걱정 없이, 원팀으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손잡고 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안 위원장 자택 앞에 있던 기자들을 만나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전한 얘기가 맞다”며 “한 팀으로서 (가자) 그렇게 말씀을 나누신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내각 인선을 둘러싼 파열음으로 ‘올스톱’됐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도 서둘러 추진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안 위원장이) 오늘 광화문 근처에서 자고 내일 통의동(인수위)으로 출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15일 인수위에 출근하면서 기자들에게 이날 회동에 대해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하지만 내각 구성에서 안철수 계가 완전 배제돼 이미 공동정부에 대한 신뢰가 깨진 상태에서 윤 당선인이 안 위원장에게 추가적으로 어떤 배려를 제안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안 위원장의 유턴은 인수위원장직에서 철수할 경우 공동정부 지분을 잃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타격도 클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 윤 당선인 역시 공동정부가 무산될 경우 ‘약속 위반’이라는 정치적 부담과 당장 6.1지방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였다.

새 정부 인선을 둘러싸고 커져가던 양측의 갈등은 이런 이해관계 때문에 임시 봉합됐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인수위에서 기자들을 만나 “공동정부라는 게 함께 훌륭한 사람을 찾아서 임무를 맡기는 거지, 누구 사람 누구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앞으로 있을 차관급 인사와 공공기관장 인선 과정에서 윤 당선인의 이런 인식이 반영돼 내각 구성 때 처럼 안 위원장 측 인사들이 배제되면 공동정부 구상은 언제든 파국 위기를 부를 수 있다. 윤 당선인은 대선 막판에 안 위원장과 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인수위 단계에서부터 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에 대한 안 위원장 측의 신뢰는 상당히 금이 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