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安 공동정부 파탄 1보전…유인태 "팽당한 안철수 딱해"
安, 인수위 공식 일정 취소…전날 尹과 만찬도 불참 윤석열 "이해 안되고, 속으로 무슨 생각하는 지 알 수 없어" 고용노동부 장관, 이정식 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내정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정황근 전 농촌진흥청장 내정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14일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안 위원장은 당초 이날 오전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들과 서울종합방재 센터를 현장 방문해 소방정책을 점검을 예정이었으나, 인수위측에 불참을 통보하고 전화기도 꺼뒀다.
안 위원장은 또 전날(13일) 윤석열 당선인과의 도시락 만찬에도 불참했다. 안 위원장의 전날 만찬 불참과 이날 일정 취소는 윤석열 당선인의 내각 인선 발표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윤 당선인은 고용노동부 장관에 이정식 전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정황근 전 농촌진흥청장을 각각 후보자로 지명했으나 안 위원장 측 인사는 없었다.
윤 당선인은 인선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해가 안된다"면서 "(안 위원장이) 속으로 무슨 생각하는지 제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많은 분들로부터 추천을 받았고, 특정인을 배제한 사실은 없다"면서 "(안 위원장에게도) 추천을 받고 인선 과정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 지에 대해 설명을 드려 불쾌해하거나 이런 건 전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발표된 13일 8개 부처 2차 내각 인선안, 지난 10일 8개 부처 1차 내각 인선안에도 안 위원장 측 추천인사는 ‘제로(0)’였다. 여기에 2차 내각 인선 때는 안 위원장이 사전에 명단조차 통보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차 내각 인선 다음날인 11일 안 위원장 최측근인 이태규 의원은 “오늘부로 인수위원직에서 사퇴한다. 입각 의사가 전혀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도 1차 내각 인선이 발표된 뒤 기자들에게 “인선 과정에서 제가 전문성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조언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고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이태규 의원의 인수위원직 철수에 이어 이날 안 위원장이 인수위 공식 일정을 취소하면서 안 위원장이 거취 고민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위원장의 대선 후보 시절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는 13일 페이스북에 "'종이 쪼가리 말고 날 믿어달라'는 (윤 당선인이 했던) 말의 신뢰는 그 말을 한 사람의 내면의 크기가 지켜준다"고 적었다. 내면이 작아 이미 신뢰를 저버렸다는 취지의 비판이다.
윤 당선인은 2차 내각 인선 발표 전 기자들에게 “능력과 인품을 겸비해 국민을 잘 모실 수 있는 게 인사의 기준”이라며 “원칙에 부합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 측 추천 인사들이 능력과 인품이라는 기준과 인사 원칙에 못 미쳐 배제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많았다.
안 위원장의 일정 취소 사태에 대해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안 위원장이 끝까지 최선과 책임을 다해주실 것을 기대한다”면서 “안 위원장과 공동정부 목표를 갖고 이끌어가야 하는 시간은 5년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안 위원장이) 완전히 팽당한 모습”이라며 “지금까지 조각에서 (안철수 계가) 한 명도 없다면,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