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南 주적 아니지만…군사대결시 핵전투무력 수행"
연이은 김여정 담화, 위협과 대화여지 '양동작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국이 '군사적 대결'을 선택한다면 "핵전투무력이 자기의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 부부장은 그러면서도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남조선을 향해 총포탄을 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핵 언급으로 위협하면서도 수위 조절을 한 김 부부장의 담화는 새 정부를 압박하는 동시에 대화 여지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부장은 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담화를 내고 이 같이 밝혔다. 김 부부장은 지난 3일에도 서욱 국방부 장관의 '사전 원점 정밀타격' 발언을 비난하는 담화를 냈다.
앞서 지난달 24일 북한이 ICBM 실험을 강행하자, 군은 서 장관 현장지휘 아래 F-35A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진행했다. 당시 군은 "우리 군은 북한 동향을 언제나 예의주시하고 있고 언제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원점과 지휘·지휘시설 등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서 장관의 발언을 언급하며 "대단히 큰 실수"라며 "우리를 적으로 칭하며 그 어떤 조건하에서라는 전제를 달고 선제적으로 우리를 타격할 가능성에 대해 운운한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하고 좋지 않은 발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핵보유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핵보유국에 대한 선제타격은 가당치 않다. 망상이다. 진짜 그야말로 객기"라고 비난했다.
다만 김 부부장은 "원수님(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께서 이미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며, 남조선이 아님을 명백히 밝혔다"며 "그 누가 우리를 다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단코 그 누구를 먼저 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총포탄 한 발도 쏘지 않을 것"이라며 "남조선을 무력의 상대로 보지 않으며, 서로 싸우지 말아야 할 같은 민족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쌍방의 군대가 서로 싸우면 전쟁이나 전투에서 누가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 우리 민족 전체가 반세기 전처럼, 아니 그보다 더 깊은 상처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남조선이 어떤 이유에서든, 설사 오판으로 인해서든 서욱이 언급한 '선제타격'과 같은 군사행동에 나선다면 상황은 달라진다"며 "남조선 스스로가 목표판이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은 "이런 상황에까지 간다면 무서운 공격이 가해질 것이며 남조선 군은 괴멸, 전멸에 가까운 참담한 운명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