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 말대말] 尹 "문자 보냈다" 문자 공개 vs "폰이 뜨겁다"

윤석열 "(안 후보에게) 회동 요청 전화하고 문자 보냈다" 윤석열 "안 후보 측 관계자에게서 문자 '보셨다' 답변 들어" 안철수 "내 번호 뿌려 문자폭탄, 협상 파트너 태도인가" 안철수 "답도 머릿속에 없는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 하나"

2022-02-27     이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경북 포항시 북구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호응에 어퍼컷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뒤 윤 후보 측은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전화통화를 시도하고, 또 문자메시지로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그 동안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이에 안 후보는 윤 후보 측을 겨냥 “문자 폭탄으로 폰이 뜨겁다. 휴대폰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중앙선관위 주관 대선후보 2차 TV토론 하루 전날인 지난 24일과 다음날인 25일 후보 토론이 있던 날 등 두 차례에 걸쳐 안 후보에게 문자를 보냈다.

윤 후보의 첫 번째 문자는 "여러 사람들이 두서없이 나서다 보니, 제 진의가 잘못 전달된 것 같다"며 "직접 뵙고 정권교체를 위해 흉금을 털어놓고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정권교체를 위한 열망은 저와 후보님 생각이 일치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전화 부탁드린다“는 내용이었다. 

이날은 권 선대본부장이 안 후보를 향한 비판과 조롱을 이어온 이준석 대표에게 자제를 요청한 날이다.

TV토론이 있던 날(25일)에도 윤 후보는 안 후보에게 “저의 진정성을 믿어주시기 바라며, 다시 한번 제안 드린다. 오늘 TV토론을 마치고 안 후보님이 편한 장소에서 만나 뵐 수 있기를 바란다”고 재차 안 후보의 전화를 요청했다. 윤 후보는 이 문자메시지에서 “무도한 정권을 몰아내고 정권을 교체하려는 저의 생각과 안 후보님의 생각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일치한다”면서 “힘을 합친다면 국민들의 정권교체 열망에 부응하는 새로운 희망의 역사가 시작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안 후보와 직접 접촉을 시도했는지에 대해선 "(안 후보가) 굉장히 많은 통화나 문자를 받을 것으로 예상해서, 문자를 보낸 후 국민의당 쪽 관계자에게 '문자를 드렸으니 보시라'는 말씀을 전했고, ‘보셨다'는 답변도 들었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전남 여수 이순신광장 유세에서 두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에 안 후보는 ‘윤 후보가 직접 연락을 시도했다’는 언급에 대해 “지금도 누군지 모르겠는데 계속 전화가 온다. 문자가 3만개가 넘는데 제가 이 전화로 어떤 시도를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문자 폭탄 때문에 전화 통화를 할 수 없다는 취지다. 

안 후보는 전남 여수시 낭만포차 거리 유세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당(국민의힘)에서 어떤 채널들을 통해 이 순간에도 계속 제 번호를 뿌리고 있는 걸로 안다”면서 “이런 짓을 하는 게 과연 협상 파트너로서의 태도인가. 당(국민의힘)에서 공식적으로 막을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앞서 이날 목포 김대중평화기념관을 찾은 뒤 기자들이 “윤 후보의 연락을 받았느냐”고 묻자 “계속 전화·문자폭탄이 오고 있다. 폰이 계속 뜨겁다”면서 “지금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목포역 광장 유세에서는 윤 후보를 겨냥, “(안보 위기와 관련) 답도 머릿속에 없는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을 하겠나"라며 "우리나라 전체를 위기에 빠트릴 건가”라고 공세를 폈다.

안 후보는 "지난 (25일) TV토론에서 (윤 후보에게) '우크라이나 사태가 생기면 미국이 거기에 미군을 집중 투입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지금 대한민국과 북한의 대치 상황에서 우리 안보가 굉장히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물어봤다"면서 "그런데 제가 물어보는 것을 사회자가 방해하더라. (윤 후보가) 답을 못할 걸 알았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그래서 글로벌 감각이 필요하다"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는지 알아야 국민 생명을 보호하고 미래 먹거리를 만들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전날 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 입장문을 통해 TV토론 당시 사회자가 윤 후보에게 호의적으로 진행했다며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