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결렬 …尹 "安이 결렬 통보" vs 安 "시한 종료 이미 선언"
야권 후보 단일화 사실상 무산…앙금속 尹·安 책임 공방 윤석열 "안 후보 측 최종 결렬 통보해왔다" 협상 과정 공개 안철수 "제안 내용 고려할 가치 없어. 이미 '시한 지났다' 말해" 이태규 "책임 회피 위해 어떤 짓도 할 수 있는 세력" 비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오늘 아침 9시에 (안 후보측으로부터) 단일화 결렬 통보를 최종적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윤 후보가 안 후보측 통보를 내세웠지만, 윤 후보 측의 사실상 단일화 결렬 선언이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안 후보측과의 협상 과정을 공개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윤 후보는 “양측 전권 대리인들(윤 후보측 장제원 의원과 안 후보측 이태규 의원)이 전날(단일화) 협의를 진행해 후보 회동 일정 조율만 남은 상태였다”면서 “이후 안 후보측이 완주 철회 명분을 조금 더 제공해달라고 요청해 새벽까지 협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어 “안 후보측이 ‘오늘 오전에 안 후보에게 회동을 공개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해달라’는 요청을 해 이를 수락했다”면서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전 7시 회동 여부와 시간과 장소 조율이 남은 상태에서 아침 9시 안 후보측에서 단일화 결렬 통보를 최종적으로 받았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일방적으로 단일화 협상 과정을 공개하자, 국민의당은 윤 후보 측을 향해 “신뢰하기 어려운 세력”이라고 반발했다.
윤 후보는 “단일화 과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또 단일화를 간절히 바랬기 때문에 그 동안엔 단일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를 열망해 온 국민들에게 그간 경과를 말씀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협상 과정 공개 배경을 설명했다.
이로써 단일화 시한으로 여겨지던 투표 용지 인쇄일(28일)이전 까지 야권 후보 단일화 성사는 무산됐다.
다만 윤 후보는 “지금이라도 안 후보가 시간과 장소를 결정해주면 언제든 흉금을 터놓고 얘기를 나누고 싶다. 화답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도 ”투표 전날까지도 단일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의 불씨를 살려놓은 듯한 발언이지만, 이미 협상 과정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단일화 결렬에 따른 책임 공방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대구·경북(TK)지역 유세가 예정돼 있었으나,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
앞서 안 후보는 지난 13일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 국민경선을 통한 야권 단일화를 전격 제안했다. 이후 일주일간 윤 후보 측의 답이 없자 안 후보는 지난 20일 단일화 제안을 철회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윤 후보와 안 후보 양측 핵심 관계자들은 물밑 접촉을 시도해왔다.
이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이날 윤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이 알려진 직후 “오늘 아침 전해온 내용을 듣고 별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결론내린 게 전부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전남 여수 오동도 이순신 광장 유세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이미 이 협상에 대해 시한이 종료됐다고 분명히 선언을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안 후보는 ‘전권 대리인’의 협의로 ‘회동 일정 조율만 남은 상태였다’는 윤 후보의 발언과 관련, “(윤 후보 측이) 어제 한 번 이야기해보자는 제안을 했다고 해서 도대체 어떤 말을 할 건지에 대해서 이 본부장이 듣기로 한 것”이라며 “우리는 전권 대리인 그런 개념이 없다”고 부인했다.
안 후보는 “야권 단일화를 공개 제안했는데, 가타부타 답 없이 일주일이 지나 더 이상 기다리는 건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지난 20일 (결렬을) 선언했다”면서 “그런데 그 이후에도 여러 가지 잘못된 소문과 마타도어가 횡행했다”고 말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도 윤 후보의 기자회견 직후 “단일화 불발의 배경에는 양측 간 신뢰 문제가 자리잡고 있는데, 오늘 (윤 후보) 회견으로 자신들의 책임 회피를 위해서는 어떤 짓도 할 수 있는 신뢰하기 어려운 세력이라는 점을 거듭 확인시켜줬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또 “자신들의 요청으로 시작된 비공개 협의 사실을 윤 후보가 직접 나서서 공개하고 일방적 관점에서 주장했다”면서 “협상 내용과 관련, 보안을 지킬 것을 요구한 것은 윤 후보 측이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결론적으로 자신들의 뜻대로 되지 않자 모든 것을 자신들의 변명과 입맛에 맞추어 일방적으로 까발리는 것을 보면서, 윤 후보 측에서 제안하는 여러 내용을 그대로 믿기엔 신뢰 문제가 있다고 결정한 최종 판단이 맞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