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언유착 수사기록 보니, 일부 기자들 검찰유착 '선 넘었다'
중앙일보 기자 "검찰이 (제보자)박살내고 싶어해. 나도 뒤 캐볼까 한다"
[2022년 2월 21일 기사 정정]
아래 기사에서 “배모 전 채널A 법조팀장이 조선일보 기자에게 검언유착 제보자 지씨에 대한 기사를 준비하려고 한다고 하자 ‘조선이 시작해준다니 너무 감사해요ㅠㅠ’라는 답장메시지를 보내는 등의 대화를 했다”, “배모 전 채널A 법조팀장에게 조선일보 기자가 ‘반박기사 준비하자며요. 우리의 사전 취재 내용이 있으면 공유해주시면 좋을 듯도요’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가 나간 뒤 조선일보 측에서 배 기자의 카카오톡 대화 상대방은 “조선일보 기자가 아니다”고 정정을 요청해왔습니다. 검언유착 사건 수사기록에 나온 배 기자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대화방들을 재차 취재 분석한 결과, 배 기자의 대화 상대방은 조선일보 기자가 아닌 채널A 동료 기자로 확인됐습니다.
배 기자의 대화 상대방이 '조선일보 기자'를 전제로 "조선일보가 채널A측에 협조를 요청하고, 채널A측이 자료를 공유하는 내용이 드러나있다"고 보도했으나 이 부분은 사실이 아니기에, 관련 제목과 내용을 삭제하고 바로잡습니다.
아래 기사는 정정 내용을 반영, 수정된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2020년 검찰의 '검언유착'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일부 검찰 출입기자들이 검찰과 긴밀하게 유착된 정황이 확인됐다.
검언유착 사건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측근 한동훈 검사장의 협조를 받아 수감 중인 VIK 대표 이철씨를 협박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캐내려 했다는 의혹이다. 이 전 기자는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상태다.
하지만 뉴스버스가 당시 검언유착 사건 수사기록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일부 검찰 출입기자들이 기자와 취재원 관계를 뛰어넘어 검찰과 '유착'된 정황이 나타났다. 이는 이 전 기자의 유·무죄, 한 검사장의 공모 여부에 대한 판단과는 별개 사안이다.
검언유착 사건이 알려진 직후인 2020년 4월 3일 저녁 7시 31분, 이 사건 주요 피의자 가운데 한 명이었던 채널A 백모 기자는 중앙일보 A기자와 전화통화를 했다. 이날은 검언유착 사건의 제보자가 지모씨라는 사실이 법조 기자들 사이에 알려진 다음날이다.
A기자는 백 기자에게 "나도 지OO 캐보고 있거든. 어디가면 만날 수 있느냐"고 물었고, 백 기자는 "전화번호를 알려드릴게요"라고 답한다. 그러자 A기자는 "검찰에서도 (지씨를) 취재해봐라 (고 한다) (지씨를) 박살내고 싶어하지. 그래서 나도 뒤를 캐볼까 하는데~"라고 말했다.
A기자는 "혹시 지OO에 대한 건 검찰에서 누가 잘 알아. 나는 검찰은 주OO (전 검사) 이런 사람에게 물어보는데. 손OO(검사)도~"라고 물었다. 백 기자는 "손OO (검사)쪽도 다 안다는데요"라고 답했다.
A기자는 당시 검찰을 출입하면서 검언유착 사건을 지속적으로 취재 보도했다.
채널A 기자 "조선, 중앙, OO가 도와주고 있어요"
백 기자는 채널A 영상기자인 한모 기자와 통화에서 조선일보, 중앙일보, OO일보 등 일부 언론사 기자들이 검언유착 사건에서 채널A 측을 돕고 있다는 취지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다만, 두 기자가 어떤 근거로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는지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았다.
2020년 4월 8일 백 기자가 "회사(채널A)는 자료를 다 수집한 다음에 한번에 카운터펀치를 날리겠다고 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는지 한번 보려고요"라고 말하자, 한 기자는 "조선이 지원사격 해주는 거 같은데"라고 답했다. 그러자 백 기자는 "예, 조선, 중앙, OO랑 도와주고 있어요. 조선은 많이 해주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같은날 다른 통화에서는 한 기자가 "옛날부터 어차피 똑같은 취재방식인데 운이 안 좋게 걸린 건데"라고 이동재 전 기자를 두둔하며 "중앙에서 많이 도와주는 것 같은데~"라고 말하자, 백 기자는 "예, 조선이랑 같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