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언유착 수사기록 보니, 일부 기자들 검찰유착 '선 넘었다'

중앙일보 기자 "검찰이 (제보자)박살내고 싶어해. 나도 뒤 캐볼까 한다"

2022-02-16     전혁수 기자

[2022년 2월 21일 기사 정정]

아래 기사에서 “배모 전 채널A 법조팀장이 조선일보 기자에게 검언유착 제보자 지씨에 대한 기사를 준비하려고 한다고 하자 ‘조선이 시작해준다니 너무 감사해요ㅠㅠ’라는 답장메시지를 보내는 등의 대화를 했다”, “배모 전 채널A 법조팀장에게 조선일보 기자가 ‘반박기사 준비하자며요. 우리의 사전 취재 내용이 있으면 공유해주시면 좋을 듯도요’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가 나간 뒤 조선일보 측에서 배 기자의 카카오톡 대화 상대방은 “조선일보 기자가 아니다”고 정정을 요청해왔습니다. 검언유착 사건 수사기록에 나온 배 기자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대화방들을 재차 취재 분석한 결과, 배 기자의 대화 상대방은 조선일보 기자가 아닌 채널A 동료 기자로 확인됐습니다.

배 기자의 대화 상대방이 '조선일보 기자'를 전제로 "조선일보가 채널A측에 협조를 요청하고, 채널A측이 자료를 공유하는 내용이 드러나있다"고 보도했으나 이 부분은 사실이 아니기에, 관련 제목과 내용을 삭제하고 바로잡습니다.

아래 기사는 정정 내용을 반영, 수정된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2020년 3월 31일 MBC 검언유착 보도. (사진=MBC 캡처)

2020년 검찰의 '검언유착'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일부 검찰 출입기자들이 검찰과 긴밀하게 유착된 정황이 확인됐다.

검언유착 사건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측근 한동훈 검사장의 협조를 받아 수감 중인 VIK 대표 이철씨를 협박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캐내려 했다는 의혹이다. 이 전 기자는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상태다.

하지만 뉴스버스가 당시 검언유착 사건 수사기록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일부 검찰 출입기자들이 기자와 취재원 관계를 뛰어넘어 검찰과 '유착'된 정황이 나타났다. 이는 이 전 기자의 유·무죄, 한 검사장의 공모 여부에 대한 판단과는 별개 사안이다.

검언유착 사건이 알려진 직후인 2020년 4월 3일 저녁 7시 31분, 이 사건 주요 피의자 가운데 한 명이었던 채널A 백모 기자는 중앙일보 A기자와 전화통화를 했다. 이날은 검언유착 사건의 제보자가 지모씨라는 사실이 법조 기자들 사이에 알려진 다음날이다. 

A기자는 백 기자에게 "나도 지OO 캐보고 있거든. 어디가면 만날 수 있느냐"고 물었고, 백 기자는 "전화번호를 알려드릴게요"라고 답한다. 그러자 A기자는 "검찰에서도 (지씨를) 취재해봐라 (고 한다) (지씨를) 박살내고 싶어하지. 그래서 나도 뒤를 캐볼까 하는데~"라고 말했다. 

A기자는 "혹시 지OO에 대한 건 검찰에서 누가 잘 알아. 나는 검찰은 주OO (전 검사) 이런 사람에게 물어보는데. 손OO(검사)도~"라고 물었다. 백 기자는 "손OO (검사)쪽도 다 안다는데요"라고 답했다.

A기자는 당시 검찰을 출입하면서 검언유착 사건을 지속적으로 취재 보도했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 수사기록 일부.

채널A 기자 "조선, 중앙, OO가 도와주고 있어요"

백 기자는 채널A 영상기자인 한모 기자와 통화에서 조선일보, 중앙일보, OO일보 등 일부 언론사 기자들이 검언유착 사건에서 채널A 측을 돕고 있다는 취지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다만, 두 기자가 어떤 근거로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는지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았다. 

2020년 4월 8일 백 기자가 "회사(채널A)는 자료를 다 수집한 다음에 한번에 카운터펀치를 날리겠다고 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는지 한번 보려고요"라고 말하자, 한 기자는 "조선이 지원사격 해주는 거 같은데"라고 답했다. 그러자 백 기자는 "예, 조선, 중앙, OO랑 도와주고 있어요. 조선은 많이 해주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같은날 다른 통화에서는 한 기자가 "옛날부터 어차피 똑같은 취재방식인데 운이 안 좋게 걸린 건데"라고 이동재 전 기자를 두둔하며 "중앙에서 많이 도와주는 것 같은데~"라고 말하자, 백 기자는 "예, 조선이랑 같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