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의원의 궤변 "고발장 당에 전달하면 고발사주냐?"

페이스북에 "고발사주는요?"라는 질문에 "어찌 기억하느냐?" 김웅, 고발사주 보도 직후 SNS활동 중지했다 4개월 만에 재개 공수처 '고발 사주' 수사 흐지부지되자, 활동 재개한 듯

2022-01-26     전혁수 기자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 3일 '고발 사주' 사건과 관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검찰총장 시절 검찰의 정치공작 사건인 이른바 '고발사주' 사건의 핵심 연결고리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고발장을 당에 전달하면 고발사주냐"며 "(고발장을 준 사람을 내가)어찌 기억하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2020년 총선 직전 고발장을 야당(당시 미래통합당)에 전달할 당시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되는 거예요"라는 말을 했다.

김 의원은 지난 6일 SNS 활동을 재개했다. 그는 지난해 9월 2일 뉴스버스 단독보도로 윤석열 검찰의 고발사주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후 SNS 활동을 중단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이 사건 수사가 흐지부지되는 분위기로 흐르자, SNS 활동을 다시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SNS 복귀 후 '별다쓴 선거보조제'라는 글을 연재하던 김 의원은 25일 처음으로 정치적 의견 등을 담은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 "그래서 고발사주는요?"라는 네티즌 댓글이 달리자 김 의원은 "고발장 당에 전달하면 고발사주인가요?"라고 답글을 달았다. 질문한 네티즌이 "뭐가 어떻게 진행되었고 잘 해결되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다"고 재차 댓글을 달자, 김 의원은 "조성은도 기억 못했는데, 그걸 어찌 기억하느냐"며 "그리고 기억난다고 해도 제보자를 공개하는 것은 비겁한 짓"이라고 주장했다. 고발장을 전달한 것은 맞지만, 누구에게 받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에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주장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의 주장은 당시 상황을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김 의원은 고발사주 사건에서 검찰과 당시 야당인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사이의 핵심 연결고리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2020년 4월 3일과 8일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참모였던 손준성 검사가 최초 발신한 고발장, 증거자료, 실명판결문 등을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조성은씨에게 전달한 장본인이다. 김 의원이 조씨에게 전달한 자료가 담긴 텔레그램 메시지에는 '손준성 보냄'이 모두 적혀있다.

2020년 4월 3일자 고발장에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최강욱 의원, 황희석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등 범여권 정치인들과 MBC·뉴스타파 기자들을 공직선거법 위반,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4월 8일자 고발장은 최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김 의원은 고발장을 전달하기 직전인 2020년 4월 3일 오전 10시 무렵 조씨에게 전화를 걸어 "저희가 고발장 써서 보내드릴게요", "남부지검에 하랍니다. 다른 데는 위험하대요"라고 말했다.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고발장을 조씨에게 전달한 정황이다.

고발장을 전달한 직후인 2020년 4월 3일 오후 4시 25분 통화에서 김 의원은 조씨와 고발장을 제출하는 방법 등을 논의했고, 고발장 접수처가 대검찰청으로 바뀌었다. 특히 김 의원은 조씨와 논의 과정에서 "(대검에)찾아가야 되는데,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되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저는 쏙 빠져야 된다"고도 했다.

지난해 9월 2일 뉴스버스와 전화통화에서도 김 의원은 자신이 '검찰 측', '윤석열 총장 측'에서 고발장을 받았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취재기자가 '윤석열, 한동훈, 김건희가 고발장의 피해자로 적시돼 있다'고 질문하자, "검찰 측이 보낸 것을 (당에) 전달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건희씨가 왜 들어가죠, 거기에?"라며 "그건 검찰측 입장에서 들어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윤 총장 측 입장에서 그 부분을 문제삼고 싶었을 수 있겠지만 나는 관심 없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