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녹취록 제보자 사망…정치권 시끌
경찰, "타살 정황은 없어"...정확한 사망 경위 확인 중 민주당 "이 후보 관련 없어. 폭로자 아닌 조작 당사자" 국민의힘 "왜 자꾸 의문의 죽음 나오나. 기이한 우연" 정의당 "이 후보 의혹 관련 죽음 세 번째. 섬뜩한 우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하는 녹취록’을 시민단체에 제보한 이모씨가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지난 11일 오후 8시 35분쯤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이씨가 숨진 채 발견돼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 모텔에서 3개월 동안 장기 투숙 중이었는데, 8일 이후 연락이 끊어지자 이씨의 누나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모텔에 외부인 침입 흔적 등 이씨 사망과 관련한 타살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씨는 이 후보가 지난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등 사건을 맡은 변호사에게 수임료로 현금과 주식 등 20억원을 줬다는 의혹이 담긴 녹취록을 친문 성향 시민단체인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에 제보한 인물이다.
이후 시민단체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은 지난해 10월 이 후보를 공직선거법위반(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수원지검에서 변호사비를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는 S그룹 관계자들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씨 사망과 관련,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12일 “이재명 후보는 고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을 밝힌다”면서 “국민의힘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마타도어성 억지주장을 하고 있지만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보단은 “이씨는 지난해 이재명 후보에 대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라는 허위 주장으로 고발조치됐고, 이미 사법당국이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사법당국은 고인의 사인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규명해 한점 의혹이 없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씨의 사망 소식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왜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자꾸 일어나는지 모르겠다”며 “이재명 후보가 이분(이모 씨)에 대해 어떤 말씀을 할지 기대도 안 한다. 지켜보고 분노합시다”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도 “대장동 관련 두 명에 이어 이번에는 소송비용 대납 관련 한 명까지 의문의 주검이 또 발견됐다”면서 “우연치고는 참 기이한 우연의 연속”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정의당은 장혜영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의혹 관련 인물들의 갑작스런 죽음만 벌써 세 번째”라며 “우연의 연속이라고 보기에는 참으로 오싹하고 섬뜩한 우연”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변호사비 대납 의혹 주장에 대해 “(관련 녹취록이) 조작됐다는 증거를 갖고 있고 검찰에도 제출했다”면서 “내가 정말로 변호사비를 불법으로 받았으면 나를 구속하라”고 반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