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측 러브콜에 홍준표 "총대 메는 바보짓 그만"

홍준표 "잘되면 내시들이 공 독차지, 잘못되면 덤터기" 홍준표 "측근 준동, 가족비리, 역량부족부터 해소하라" 홍준표 "대구 선대위 고문 참여가 이미 '원팀'"

2022-01-09     전혁수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오후 대구 북구의 호텔 인터불고 엑스코에서 열린 '2022년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손을 맞잡고 인사하면서 귀엣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캠프 합류를 압박받고 있는 홍준표 의원이 9일 “총대 메는 바보짓은 하지 않으려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플랫폼 ‘청년의꿈’ 홍문청답 코너에 ‘이 당의 특징’이라는 제목으로 “27년간 몸 담은 이 당(국민의힘)은 일이 잘 되면 몇몇 내시들이 공을 독차지하고, 일이 잘못되면 한 사람에게 독박을 씌우고 내시들은 숨는다”고 직격한 뒤 “이번에도 그럴 것이기 때문에 도와주더라도 뒤에서 도와주는 형식이 맞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간 갈등이 극적으로 봉합된 뒤 당 안팎에서 윤 후보 캠프 합류 또는 적극적 ‘원팀’ 압박을 받자 홍 의원이 “앞장서서 돕지는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이어 “나서기 싫었던 탄핵 대선(2017년) 때 나갔다가 당을 살려 놓으니, 안철수와 단일화 안해서 졌다고 덤터기 씌우는 사람들이 이 당과 한국 보수층들이다”고 국민의힘 내부를 비판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직후 탄핵 정국에서 치러진 대선에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홍 의원은 득표율 24.03%를 얻었다.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득표율은 21.41%였다.

홍 의원은 또 “이 좋은 대선 환경을 이 꼴로 만들어 놓고 덤터기나 쓰라는 판에 휩쓸리라고 하는 것은 바보나 할 짓이다”면서 “그렇지만 뒤에서 할 일은 할 것이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전날 청년의꿈에 올린 글에서는 “대의멸친(大義滅親‧국가나 사회의 대의를 위해서는 부모 형제 등과의 사사로운 정도 끊어야 한다는 뜻)기개가 없으면 난관을 돌파할 수 없을 것”이라며 “청년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라고 물었다. 윤 후보에게 가족리스크에 대한 확실한 정리를 촉구하는 뜻으로 해석된다.

홍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 글에 “윤 후보의 (지지율) 추락 원인은, 측근들 준동, 후보의 역량 부족, 가족 비리로 인한 공정과 상식의 상실이 그 이유”라며 “그렇다면 그걸 해소하는데 주력해야지 뜬금없이 '원팀' 운운하는 것은 천부당 만부당한 소리”라고 지적했다.